Z세대 등장과 HR의 역할 [WORK & PEOPLE]

Z세대 등장과 HR의 역할 [WORK & PEOPLE]

기사승인 2025-10-15 13:47:48 업데이트 2025-10-15 13:50:28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정종태 교수

한때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라는 트렌드가 유행했다.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우선하는 흐름이었다. 경제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트렌드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로 바뀌었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갓생러’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Z세대(Generation Z), M세대(밀레니얼 세대)와 구분돼야

MZ세대는 연령 기준으로 보면 1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MZ세대를 젊은 세대, 즉 20~30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년 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다수는 MZ세대의 범위를 16~31세로 인식했다. 결국 사람들의 인식 속 MZ세대는 사실상 Z세대에 가깝다.

또한 응답자의 68%는 “M세대와 Z세대는 비슷한 경험이나 가치관, 문화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 응답자 10명 중 6명(61%)은 자신들을 M세대와 하나의 세대로 묶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Z세대는 경제적 부와 책임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한다.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번 돈은 내가 원하는 대로 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남보다 뒤처진 사람은 제도보다 자신을 탓해야 한다’는 인식도 X세대나 M세대보다 높다

또한 Z세대는 소셜 네트워크를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세대로,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여러 연구에서는 이들을 1995년에서 200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정의한다. 

Z세대, ‘갓생러’를 자신들의 롤모델로
 
Z세대의 소비 성향은 분명히 요노로 기울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Z세대 10명 중 7명(71.7%)이 ‘최소한의 소비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욜로를 추구한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1년 전 조사에서 ‘절약하는 소비를 한다’고 답한 비율이 57.3%였던 점을 고려하면, 저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팟캐스트로 교양 강의를 듣고, 수업 전 짧은 시간을 활용해 영어 단어를 외운다. 식사 후 10분 산책하기, 잠자기 전 감사 일기 쓰기 등 작은 실천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

‘갓생’이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시점은 코로나19 이후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갓생은 2020년 2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검색량이 100배가량 증가했다.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과 자기 성장에 대한 계획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철저한 시간 관리와 자기 규율이 갓생러의 공통된 특징이다. Z세대는 이런 갓생러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으며, ‘나도 갓생을 살고 싶다’는 강한 욕구와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HR, ‘도덕성과 공정성’ 보장하고 ‘갓생’하는 성장 욕구도 담아야

잡코리아 콘텐츠랩이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직장인은 직장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조직 내에 부도덕한 관리자나 임원이 있거나, 불공정한 결정이 반복되는 곳에서는 아무리 높은 보수를 제시해도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상사의 도덕성’을 취업·이직 기피 1순위로 꼽은 응답은 40대 이상 30.8%, 30대 34.5%, 20대 36.4%로, 연령이 낮을수록 도덕성과 공정성에 대한 기대가 높게 나타났다. 결국 HR이 구축해야 할 조직문화의 핵심은 공정하고 도덕적인 직장이다.

20대연구소 조사에서도 Z세대는 직장에서의 자아실현과 성장에 대한 기대가 M세대나 X세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들은 ‘일잘러’가 되고자 하며,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콘텐츠(퍼블리, 뉴스레터 등)를 구독하거나, 각종 부트캠프와 온라인 강의를 찾아본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하이브, 카카오 등 주요 기업은 Z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또 Z세대는 하루에도 여러 번 상사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고 싶어 한다. 자신의 역량이 제대로 평가받고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Z세대 직장인 중 47%가 관리자보다 ChatGPT 등 AI를 통해 업무 조언을 얻는다고 답했다. 이는 리더십과 피드백 시스템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HR의 역할은 명확하다. 권위적이고 추상적인 지원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구체적인 피드백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Z세대가 원하는 갓생형 조직으로의 첫걸음이다.

글·정종태 교수
(현)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겸임)
(현)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 HR 컬럼니스트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