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환경미화원이 만든 '몽당연필 휴지통'...시민들 "너무 귀엽다"

포천 환경미화원이 만든 '몽당연필 휴지통'...시민들 "너무 귀엽다"

타 지자체 길거리 쓰레기통 찾아다니며 분석
자부담으로 5개 제작해 승강장 등에 설치
"쓰레기 처리 연구해 관심받는 휴지통 만들고파"

기사승인 2025-06-12 21:40:06
포천시청 소속 차진석(46) 환경공무직원이 직접 제작 설치한 길거리 휴지통.

길거리, 버스승강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공무직원의 아이디어가 호평을 받고 있다. 단순히 휴지통을 갖다놓은 것이 아닌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 개발하고 제작·설치한 길거리 휴지통 얘기다.

경기 포천시 소흘읍 시내 대형마트 주변과 아파트 단지 버스 승강장에는 눈에 확 띄는 노란색 몽당연필 모양 휴지통이 올해 초부터 설치됐다.

대형 쓰레기 등을 무단 투기하지 못하도록 입구는 플라스틱 컵 등을 넣을 수 있는 크기인 18cm로 작게 만들어졌다. 뚜껑은 위에 쓰레기를 올려놓지 못하도록 뾰족한 연필모양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으로 도색하고, 휴지통 관리가 안될 경우 연락할 수 있는 환경공무직원의 연락처가 크게 적혀있다.

뚜껑을 열고 무단투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물쇠를 달고, 음료 컵을 분리 배출할 수 있게 보조통을 다는 등 휴지통은 조금씩 업그레이드도 되고 있다.

아이디어 휴지통은 평소 길거리 청소에 나서는 포천시청 소속 차진석(49) 환경공무직원의 ‘어떻게 하면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차 주무관은 "(청소 후에도)버스승강장에 플라스틱 컵 등 쓰레기들이 다시 넘쳐나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못했다"면서 "버스승강장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 항상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차 주무관은 인근 지자체 길거리 휴지통을 찾아다니며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고, 연구하며 포천시만의 특색과 장점을 담은 휴지통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원하는 방식과 모양의 휴지통을 만들 비용과 제작업체를 찾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직접 제작하기로 한 그는 재활용업체를 찾아 드럼통을 구해오고, 몰딩업체를 찾아 뚜껑을 따로 만들어 부착하고 색을 칠했다.

제작비와 재료비 등을 포함해 들어간 비용은 대략 300만원으로 모두 자부담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휴지통 5개는 시내 주요 승강장에 설치돼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단투기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휴지통이 설치되고 나서 휴지통을 청소할때마다 대형 쓰레기봉투 하나가 가득 나올만큼 휴지통 애용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포천시의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지용 쓰레기통' 등 많은 시민들에게 관심받는 휴지통이 설치되는 것이다.

차 주무관은 "포천시만의 특색있고 사랑받는 휴지통을 만들기 위해 직접 제작하게 됐다"면서 "시민들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쓰레기를 줄이고, 거리 환경을 쾌적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형기 기자
moolgam@kukinews.com
윤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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