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지자체 단체장들에게 임기 3주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이 3년간의 성과를 널리 알리고 남은 1년 취임 초 내걸었던 공약 실현을 위해 초심으로 매진하겠다고 다짐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1년간 다음 선거를 열심히 준비해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선언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와 14개 시·군 단체장 대부분이 내년 지방선거에 사실상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정헌율 익산시장과 심민 임실군수는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정 시장은 도지사로 체급을 높여 도전할 의사를 시사했다.
광역 지자체인 김관영 도지사는 민선 8기 3주년 회견에서 ‘그동안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대광법 개정,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등 도전의 순간들이 있었다’며 기업 유치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인구 소멸과 청년 유출, 소득 감소 등 현실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고 말하고 “완주·전주 통합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김 지사는 재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많은 도정 과제가 남아 있고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마무리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의견이 많다”며 “그 무게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답은 피했지만 사실상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는 분석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더 큰 도시, 더 강한 미래를 위해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완주·전주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남은 임기에도 전주의 미래를 바꿀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며 재선에 관한 “공식적으로 발표할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우 시장은 민선8기 주요 성과와 관련해서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부지개발 등 해묵은 난제를 해결했고 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대광법 개정을 통한 전주권 신설 등 도시 발전의 기틀도 마련했다고 강조하고,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쓰고 없어지는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바뀌는 부채’라며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재차 해명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앞으로의 1년은 지난 10년의 연장이 아니라,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첫 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한다는 일념으로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익산시가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로 변하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했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 신청사를 건립해 참여형 공공건축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도전의 기회가 오면 피하지 않겠다’고 도지사 도전을 노골화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그간 선제적으로 추진해온 사업들이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다”며 “지방 균형발전을 군산이 선도해 시민과 함께 ‘더 큰 군산’을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강조해 3선 출마에 방점을 뒀다.
선거법 재판으로 곤혹을 치룬 이학수 정읍시장은 재선 출마에 대해 “준비는 하고 있지만 출마 여부를 공표하는 것은 빠른 감이 있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일하면서 초지일관 시민의 눈으로 행정을 했고 다양한 평가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식 남원시장 역시 “더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문화와 미래산업 도시 남원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재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민선8기 4년 차를 맞아 인구 10만명 회복을 출발점으로 삼아 전북 4대 도시 도약과 시(市) 승격을 역점 추진하겠다고 밝혀 완주·전주 통합과는 무관하게 행정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완주군 인구는 올 들어 5월까지 총 8906명, 월평균 254명이 증가해 이미 10만명을 돌파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황인홍 무주군수는 복당 자체가 정치를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고, 지난해 8월 복당한 최영일 순창군수는 ‘더 큰 도약’을 명분으로 재선 출마를 명확히 했다. 복당 지자체장들은 대선 기여도를 공식 인정받느냐가 공천 경쟁의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행정 경험과 조직력을 앞세운 현역 단체장들이 재신임을 받을지, 세대교체 등 혁신 요구에 직면할지 주목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부분 단체장들이 내년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일부 세대교체를 바라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일변도인 전북자치도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다 보니 공천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 각 진영에서는 유력 출마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네거티브’에 대비하거나 약점 공략에 모색 중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조국혁신당의 바람에 주목하고 있다. 혁신당은 지난 4월 재보선 때처럼 기초단체장 1개 이상은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탄핵과 대선 정국에서는 ‘원팀’이었지만 지방선거는 다르다는 게 혁신당 전략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지방선거, 11개월 뒤 전북자치도의 낙후를 청산하게 해줄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새 인물과 새 리더십이 나타날지, 민선8기 취임 3년차를 보내는 현역 지자체장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