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꿈꾸는 쿠팡, 클라우드 본격 진출…정부 GPU사업 ‘첫 단추’ 되나

아마존 꿈꾸는 쿠팡, 클라우드 본격 진출…정부 GPU사업 ‘첫 단추’ 되나

기사승인 2025-07-28 06:00:05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이 수익 구조 다변화와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정부의 ‘AI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업계에서는 쿠팡의 경쟁력과 인프라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장기적인 수익성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물류 사업에서 연간 4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던 쿠팡은 이커머스의 마진 구조상 2% 남짓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클라우드 산업은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안정적인 고수익 사업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의 경우 AWS는 전체 매출의 16.9%를 차지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은 평균 40%에 달한다. 쿠팡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자체 AI 시스템을 운영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정부가 추진 중인 ‘AI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에 참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약 1조4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GPU 인프라를 민관 협력 방식으로 확충하는 것으로 쿠팡을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NHN클라우드 등 4개 기업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1만개 GPU 확보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네이버클라우드는 1만4000개, NHN 8000개, 카카오는 2000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쿠팡은 글로벌 리서치 기업 CB인사이트가 발표한 ‘리테일 AI 준비도 지수’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월마트 등에 이어 전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물류와 풀필먼트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GPU 클라우드는 이러한 물류 생태계와의 연결성도 강화한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배송, 물류 자동화 등에 AI 기술을 접목해왔다. 이번 GPU 인프라 확장은 자체 AI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를 대상으로 한 B2B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위한 기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쿠팡은 이달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oupang Intelligent Cloud, CIC)’로 리브랜딩하고 새 브랜드 로고를 공개했다. 그간 쿠팡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게 제공되던 AI 인프라를 새롭게 리브랜딩하고 AI 클라우드 사업을 공식화한 셈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CIC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 대용량 전력 인프라, 냉각 시스템, 이중화 설비 등 인프라를 갖췄으며 지연시간 최소화를 위한 설계도 이뤄졌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CIC는 GPU를 자체 클러스터링하거나 턴키 방식으로 제공하며 고객 과제에 맞춰 연산 성능을 최적화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쿠팡은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 및 정부 사업 공동 참여 등을 통해 AI 인프라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쿠팡 인젤리전트 클라우드 로고

“쿠팡, 정부 사업 사실상 마케팅용” 시각도


쿠팡이 본격적으로 AI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며 첫 발걸음으로 정부의 ‘AI 컴퓨팅 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 최종 사업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쿠팡의 선정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해당 사업의 평가 기준으로 △추진방향 및 성과목표 △대규모 GPU 자원 구축에 적합한 데이터센터 준비도 △GPU 자원 구축 계획의 우수성 및 실현가능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후발 주자로서 지난달에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라는 브랜드를 공식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 자금력에서는 밀리지 않으나 인력·인프라가 부족해 사업 선정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실제 쿠팡은 클라우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술 인재 확보에 나서며 핵심 인력에게는 연봉 4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다수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타 기업과 비교해 인프라 측면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아마존처럼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은 이해하나 이번 사업에 지원한 것은 자신들도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고 알리기 위함이 목적으로 보인다”며 “클라우드 사업은 자금력뿐만 아니라 인프라, 레퍼런스등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기에 선정되지 않을 줄 알면서도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쿠팡이 미국에 상장된 기업인 만큼, 실질적으로 외국계 기업에 가깝다는 점도 지적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은 미국 상장기업이기에 사실상 외국 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 쿠팡의 자금력만 보고 국가 사업을 맡기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AI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은 이번 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단독 혹은 2개 기업이 선정될 것으로 보이며 참가 기업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정 결과를 시작으로 국내 AI·클라우드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다빈 기자, 정우진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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