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대서 ‘삐끗’한 쿠팡 클라우드, 경험 부족 벽 높았다…“정부와 빅딜 필요”

첫 시험대서 ‘삐끗’한 쿠팡 클라우드, 경험 부족 벽 높았다…“정부와 빅딜 필요”

기사승인 2025-07-29 17:34:49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이 정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경험 부족으로 인해 유일한 탈락자가 됐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정부 사업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빅딜’이 필요하다고 봤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GPU 확보·구축·운용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AI) 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 사업자로 신청서를 낸 4개 사업자 모두 GPU 물량을 배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쿠팡 측이 제안한 물량보다 적은 물량을 배분받게 되자 데이터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업계에서 쿠팡과 관련한 내용이 나왔으면 맞을 것”이라며 즉답은 피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약 1조4600억원 규모의 첨단 GPU 확보 사업 추경 예산을 편성한 후 절차를 거쳐 28일 최종 사업자를 선정했다. 평가 결과, 쿠팡을 제외한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클라우드 등 신청서를 낸 3개 사업자가 엔비디아 ‘B200’ 1만80장과 ‘H200’ 3056장 등 최첨단 GPU 1만3000여장을 확보했다.

NHN클라우드가 해당 사업에 확보된 전체 GPU 중 최다 규모인 B200 7656장을 확보했다. 이어 카카오가 B200 2424장, 네이버클라우드가 H200 3056장 등이다. FP 8과 텐서 코어 기준으로 B200은 H200 대비 연산성능 2.25배 수준이다.

최다 GPU 구축 사업자가 된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발열이 많은 고성능 GPU 냉각에 효과적인 수냉식 냉각 방식을 도입해 가동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로 4000장 이상의 GPU를 단일 클러스터로 구성하고 수냉식으로 구성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쿠팡과 세 기업 간의 차이는 CSP의 경험에서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쿠팡은 자금력 등은 부족하지 않으나 성과가 없기에 정부로서는 많은 GPU 자원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정부의 클라우드 사업에 신청서를 낸 것은 휴대폰‧가전 기업이 자금력이 있다며 제과 사업에 뛰어든 모양새”라며 “신청한 4개 기업 모두 데이터센터 운영에 부담감이 있는 동일한 상황에서 차이가 난 것은 CSP 레퍼런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정부의 공공사업을 전개할 때 필요한 기준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신생 기업이기에 작은 공공사업부터 진행하면서 레퍼런스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쿠팡이 정부와 손을 잡기 위해서는 ‘빅딜’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은 미국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 법인으로 외국계 CSP로 볼 수 있다. 이에 미국 정부가 제정한 ‘클라우드 액트(Cloud Act)’ 법 적용 가능성도 있다.

클라우드 액트는 중국의 국가정보법 등과 같이 미국이 특정 이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때 외국에 저장된 자국 기업의 서버에 대한 열람 접근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 이용자들의 데이터·정보가 해외 반출되지 않을 것이라 약속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최병호 고려대 AI 연구소 교수는 “쿠팡이 진행 중인 사업에 상당 부분은 클라우드를 이미 쓰고 있는 상황이라 노하우는 있다고 본다”며 “다만 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클라우드 액트 등의 이유로 외국 기업인 쿠팡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이 정부 사업을 얻기 위해서는 적당한 선에서 거래를 하기보다는 회사 입장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는 ‘빅딜’을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향후 클라우드 사업과 관련해 공식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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