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길에 동행한 딸 김주애가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언론은 김주애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12살’이라며 집중 조명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간) ‘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12살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주애를 상세히 분석했다. 매체는 “김주애는 북한 지도자가 유일하게 공개한 자녀이자, 후계자로 유력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만약 그녀가 핵무장 은둔 국가의 차기 지도자가 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소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김주애의 변해가는 외모와 이미지에도 주목했다. 지난 2022년 첫 공개 당시 흰색 패딩을 입고 아버지 손을 잡고 있던 그는 분명 어린아이였지만, 이후에는 군사 행사와 공개 활동에서 가죽 트렌치코트와 장갑을 착용하며 “악인(villain)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겼다고 묘사했다. 지난해에는 성인 여성들이 입는 시스루 의상을 선보여 ‘의도적인 이미지 관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방중은 김주애가 해외 공식 일정에 동행한 첫 사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전용 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했고, 이 일정에 딸이 함께한 사실이 포착됐다. 다만 김주애는 공식 열병식 장면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딸 주애를 동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의 귀환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김주애의 동행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자 1면에 “김정은 동지께서 9월5일 오후 중화인민공화국 방문을 마치시고 평양으로 돌아오시였다”고 보도하며, 전용 열차 안에서 아버지 곁에 선 김주애의 사진을 실었다.
김주애는 평양을 떠날 때와 같은 어두운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최선희 외무상과 조용원·김덕훈 비서 등 당 간부들도 함께 자리했다. 평양역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김 위원장을 따라 내리는 모습도 공개됐지만, 이름이나 호칭 언급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이번 방중에 딸을 대동한 것이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를 동시에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옥스퍼드대 에드워드 하웰 교수는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과 해외 관전자들에게 후계자가 딸이든 여동생이든 또 다른 자식이든 김씨 왕조가 사라지지 않을 거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의 권력 승계 방식이 불투명한 만큼, 김주애가 실제로 최고 권력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김일성은 장남 김정일을 14년 동안 후계자로 키웠지만, 김정은은 부친 사망 불과 한 달 전에서야 후계자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다른 형제들이 배제되거나 숙청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