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철녀’ 루이 꺾고 72세 노익장 과시 [바둑]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철녀’ 루이 꺾고 72세 노익장 과시 [바둑]

조훈현, 루이나이웨이 연승 저지…한국에 첫승 선사
72세 노익장 과시…완승 내용으로 지난 대회 설욕
한국, ‘시니어 바둑 삼국지’ 1차전 1승2패로 마감
중국 3승2패, 일본 2승2패로 팽팽…2차전 내년 2월 속개

기사승인 2025-09-08 15:40:18
원조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이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을 꺾고 한국에 첫 승리를 안겼다. 한국기원 제공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9단이 만 72세의 나이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의 연승을 저지했다. ‘시니어 바둑 삼국지’ 농심백산수배 올해 대회에서 한국은 귀중한 첫 승점을 얻었다.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6국이 8일 중국 산동(山東)성 청도(靑島)시에 위치한 청도농심에서 열렸다. 원조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이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23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한국의 1차전 ‘무승’ 수모를 막았다.

조훈현 9단과 루이나이웨이 9단은 과거 루이 9단의 한국기원 소속 활동 시절 ‘국수전’ 도전기에서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루이 9단이 도전자결정전에서 이창호 9단을 꺾은 데 이어 ‘조국수’라는 호칭으로 익숙한 국수 타이틀 보유자 조훈현 9단마저 격침하고 여자 기사로는 최초로 본격 기전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조 9단과 루이 9단은 농심백산수배에서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 대회에서 루이 9단에게 패해 탈락했던 조훈현 9단은 이날 승리로 설욕에 성공함과 동시에 이번 대회 한국에 첫승을 안기는 수훈을 세웠다.

이날 대국은 초반 루이 9단 특유의 스타일로 두텁게 판이 짜였지만, 중반 이후 조훈현 9단의 전매특허인 ‘속력 행마’가 빛을 발했다. 상변에서 루이 9단의 펀치에 카운터를 날린 조훈현 9단은 40대 후반 무렵 얻은 새로운 별명 ‘전신(戰神)’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난전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중앙 백대마를 모두 버리고 상변 흑대마를 포획하는 상전벽해의 바꿔치기 과정에서 승세를 확립한 조 9단은 이후 빈틈없는 마무리로 승리를 따냈다.

만 72세 조훈현 9단(왼쪽)이 만 61세 루이 9단에게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모습으로 승리를 따냈다. 한국기원 제공

1차전을 모두 마친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은 한국이 1승2패를 거뒀고, 중국이 루이나이웨이 9단의 활약으로 3승2패, 일본이 2승2패를 기록했다. 한·중·일 모두 2명씩 생존하며 팽팽한 형세를 이룬 가운데 최종 우승국가가 결정되는 2차전은 내년 2월2일 속행한다.

2차전 첫 대국인 7국은 조훈현 9단과 일본 요다 노리모토 9단 대결로 펼쳐진다. 상대 전적은 6승6패로 호각이며, 농심백산수배에서는 1회 대회에서 만나 요다 9단이 승리한 바 있다.

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며, 본선 3연승 시 500만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40분, 1분 초읽기 1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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