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發 AI 투자…HVDC가 주목 받는 이유는

블랙록發 AI 투자…HVDC가 주목 받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5-09-29 17:47:04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유엔총회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의 AI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투자 협력을 통한 AI 인프라 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비해 전력 수급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압 직류 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system)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AI 인프라 투자 유치 및 국제 협력 강화 기조 속에서,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인 ‘HVDC’가 향후 전력망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통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블랙록과 AI산업 발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블랙록이 한국의 ‘아태 AI허브’ 구축 작업에 협력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AI데이터 센터를 두는 등의 관련 인프라 협력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AI 산업 전력 수급 정책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12대 중점전략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서해안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 자원에 기반해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인근 수요처로 송전할 수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HVDC은 전력 손실이 최소화돼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기존 교류(AC) 송전망은 장거리, 대용량 송전 시 전력 손실과 계통 안정성 문제가 있어,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그에 반해 HVDC는 해저나 지하 송전같이 전력 손실이 큰 열악한 조건 하에서도 안정적으로 송전할 수 있다. 업계는 HVDC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신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친환경 AI 산업 클러스터’ 구축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태생적으로 간헐성과 불확실성이 크다”며 “충분한 용량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송전망 확충을 위해 연결성이 우수한 HVDC 송전 기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HVDC 송전망이 확충된다면 기존 AC(교류) 전력망의 송전 거리를 극복하고,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높여 국내에서 AI 및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장거리까지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HVDC는 기존 전맥경화 현상에서 전력 손실률을 1퍼센트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며 “주파수가 다른 전력망 또한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 장거리 송전에 효과적이며, 예기치 않은 블랙아웃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블랙록의 대규모 AI 투자와 HVDC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 AI 기술과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대규모 전력 인프라를 HVDC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HVDC의 국내망 확충 과정에서 핵심 부품과 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핵심 부품과 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있다”며 “국산화 기술 개발에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