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상승장을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진 모양새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최고가 경신 랠리에 투자자금도 덩달아 쏠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 쏠린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보다 코스피 상승세를 뒷받침할 주요 종목인 조선주에 대한 주목도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76% 오른 4081.1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장중 4084.09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재차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은 70.20%로 글로벌 주요국(G20)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는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견인했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 전망과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인 10만2000원, 55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강세 배경에는 반도체 업종 급등이 존재한다”며 “특히 코스피가 지난 9월 이후 선보인 2차 강세장에서는 반도체 강세 기여도가 더욱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2조3394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의 순매수 상위종목 중 1위에 해당하는 대량 매집이다.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순매수 규모가 4072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 편중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보다 향후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할 종목군의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반도체 대형주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호재를 보유한 종목으로의 시선 돌리기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조선주가 꼽힌다. 조선주도 올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대표적인 섹터로 꼽힌다. 일례로 조선 대장주인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5.53% 뛰면서 순항하는 상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은 한국 점유율 상승과 미국 군함 건조 등 국가 차원에서 결정된 정책 방향성에 근거하고 있다. 단기에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렵다”면서 “시대 변화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주가 부각받는 이유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따른 한미 조선 협력의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조선업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돛을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의 쇠퇴와 해군력 격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전략적 상선 프로그램 및 화물 적취 의무를 규정한 선박법(Ships Act), 동맹국 건조를 허용하는 상선 동맹국 파트너십법(Merchant Act)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 상선 및 함정 전반의 신규 발주를 촉진할 수 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상선·함정 발주가 본격 전개될 경우 국내 조선사는 기술력과 중대형선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 물량을 확보할 전망”이라며 “상선 분야는 미·중 갈등으로 한·일 양자 구도로 압축되지만, 한국이 선종 점유와 건조능력 면에서 일본을 크게 상회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는 국내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자산운용은 “북미발 대형 LNG 프로젝트에 K-조선업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주 기대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면서 “LNG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그간 국내 조선업 영업이익 성장세를 견인했다. 고부가 선박들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됨에 따라 K-조선의 실적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지속 강조하고 있어 정책 수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 경영자(CEO) 특별연설에서 “한국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고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은 조선업이 발전했다. 한국이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한화 필리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조선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