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금융, 리딩뱅크 승부처 ‘은행→비은행’…ING생명 어디로

KB·신한금융, 리딩뱅크 승부처 ‘은행→비은행’…ING생명 어디로

기사승인 2018-04-24 05:00:00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올해 비은행 부문 이익이 리딩뱅크 경쟁의 중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력 수익처인 은행의 이자이익은 물론 수수료 수익의 성장이 제한되는 영향에서다. 이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보험에 대한 인수전 역시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금융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956억원에 달했다. KB금융이 9682억원, 신한금융이 8575억원, 하나금융이 6712억원, 우리은행이 5897억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4대 금융사의 당기순이익을 단순 비교했을 경우 KB금융이 신한금융의 순익을 1107억원 앞서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차지했다. 다만 KB금융의 1분기 실적에 반영된 명동사옥 매각 이익 115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실적 차이는 무의미한 수준으로 좁혀진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실적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두 금융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실적 상승은 정부의 규제에 제한을 받고 있다. 정부는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의 부실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규제와 함께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 연체금리 인하 등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국민·신한은행의 1분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보다 각각 3.2%와 0.1%씩 감소했다. 이에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도 전분기 대비 각각 1.0%, 0.6%씩 하락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금융사들의 여신 운용은 정부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대출 확대를 통해 금융지주 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정부의 규제 속에 주목하는 부분은 비은행 부분이다. 은행과 증권, 은행과 보험간 시너지 창출은 물론 비은행 부분의 비즈니스 모델과 신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익 가운데 주요 비은행 자회사인 KB증권·손보·국민카드의 순익은 전체 순익의 25%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금융투자·생명의 순익이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리딩뱅크 경쟁이 이들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와 관련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계열사의 사업영역을 결합한 원스탑 서비스를 체질화하여 고객에게 인정받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비슷한 시점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 창출을 다각화하고 M&A 등 투자전략으로 전사 차원에서 세계화(글로벌리제이션)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 간 경쟁은 비은행 부분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ELS(주가연계증권)와 같이 은행과 비은행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잘 구조화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금융사가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과거 리딩뱅크 경쟁 역시 비은행 부분에 따라 좌우되어 왔다. 신한금융은 LG카드를 인수 후 리딩뱅크 자리에 등극했다. KB금융은 LIG손보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보험의 매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지금과 같은 은행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ING생명이 다시 한 번 리딩뱅크 경쟁을 좌우할 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NG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02억원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익차 3940억원을 단번에 좁힐 수 있는 규모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ING생명이 올해 당장 업계순위 변동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금융지주에 인수된 후 시너지를 창출하기 시작하면,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며 “ING생명이 제2의 LG카드, 현대증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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