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기부 나선 기초수급 아빠…"돈 모자라 과자 못 사 죄송하다"

폐지 팔아 기부 나선 기초수급 아빠…"돈 모자라 과자 못 사 죄송하다"

기사승인 2025-05-05 22:27:01
파지팔아 기부를 하는 cctv 영상과 상자내 편지와 현금.부산북부경찰서 제공


어린이날을 기념 자신도 어려운 형편에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익명의 기부자가 감동을 선사했다.

4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0분께 지구대 앞에 한 남성이 종이 상자를 놓고 갔다. 

CCTV에는 한 남성이 손수 상자를 들고 왔다가, 지구대 앞에 두고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자 안에는 손 편지와 함께 라면 한 박스, 1000원짜리 지폐 35매, 어린이용 바람막이 점퍼가 담겨 있었다.

편지를 통해 자신을 '세 아이 아빠'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는 "첫째는 장애 3급, 기초수급자 가정"이라고 소개하며 "한 달 동안 여기저기서 폐지를 모아 팔아서 모은 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힘들게 모았지만 이번에도 금액이 많지 않아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폐지 판 돈으로 과자를 사려고 하니 금액이 모자라 사지 못했다. 과자를 못산 게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이어 "그래도 바람막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고 웃길 바란다. 선물 사고 남은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치킨이라도 사 먹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아이가 있는 가정에 전달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부자는 '세 아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같은 방식으로 12번째 선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경찰서는 불우한 가정에 전달해 달라는 기부자의 손 편지 내용에 따라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영인 기자
igor_se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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