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강하고 치료법 없는 ‘RSV 감염증’…“예방만이 답”

전염성 강하고 치료법 없는 ‘RSV 감염증’…“예방만이 답”

한국GSK, ‘아렉스비’ 국내 출시 앞둬
아렉스비, 60세 이상 RSV-LRTD 82.6% 예방
“질병 부담 높지만 과소평가…사망에 이를 수 있어”

기사승인 2025-05-14 12:00:04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1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렉스비’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RSV 감염증의 위험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25%는 퇴원 후에 다시 입원을 하고, 약 8%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질병 부담이 크지만 병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왔다. RSV 감염증은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백신 접종을 통한 적극적인 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GSK는 1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RSV 감염증 백신 ‘아렉스비’(Arexvy)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의 RSV 감염으로 인한 하기도 질환(LRTD) 예방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최초의 RSV 예방 백신이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 코로나19와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에 속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다른 호흡기 질환과 유사하게 콧물, 인후통,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위험군에선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입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 RSV 관련 연구에 따르면, RSV로 입원한 65세 이상 성인의 56.8%에선 폐렴이 발생했고, 10.6%는 사망했다.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RSV 감염증은 60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이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할 수 있다”면서 “폐, 심장 등에 기저질환이 동반되면 RSV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RSV로 입원한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중 심부전 환자는 38.6%,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35.4%, 천식 환자는 28.6%로 조사됐으며 이들 중 입원 기간 동안 증상이 악화된 비율은 각각 38%, 80%, 50%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높은 질병 부담에도 불구하고 RSV 감염증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감별 검사도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RSV 감염증의 질병 부담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까지 나온 RSV 백신으론 아렉스비가 유일하다. 아렉스비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AReSVi-006’ 임상 연구 결과, 아렉스비 1회 접종 후 RSV에 의한 하기도 질환(RSV-LRTD) 예방 효과는 82.6%, 중증 RSV-LRTD 예방 효과는 94.1%로 확인됐다. 이러한 아렉스비 RSV-LRTD 예방 효과는 60~69세에서 81%, 70~79세에서 93.8%로 일관되게 높았다. 2023~2024년 이뤄진 미국의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아렉스비 접종 시 60세 이상 RSV 관련 입원 환자의 백신 효과가 83%, RSV 관련 응급실 방문 환자의 백신 효과는 77%로 나타났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렉스비는 1가지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LRTD 예방 효과가 94.6%였다”며 “국내 65세 이상 성인 중 약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주목할 만한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렉스비는 이미 미국에서 2023년 허가돼 실사용 데이터가 축적됐고,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60~74세 고위험군 및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적극적으로 RSV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교수는 “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 만큼 전염성이 높아 유행기엔 감염자 1명이 3명을 감염시킨다. 중환자실 입원률과 입원 1년 후 사망률도 인플루엔자보다 30% 이상 높다”면서 “대증요법 외엔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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