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괴물 스케이터’ 임종언 “쇼트트랙하면 떠오르는 선수 되겠다” [쿠키인터뷰]

‘17세 괴물 스케이터’ 임종언 “쇼트트랙하면 떠오르는 선수 되겠다” [쿠키인터뷰]

고교생 임종언,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선발전 1위 등극
치명적인 부상 3번 극복…“상실감 컸지만 버텨내고 이겨냈다”

기사승인 2025-06-11 06:00:09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밀라노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쇼트트랙 임종언 선수가 지난 5월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 복도에서 스타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무명의 고교생 스케이터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놀라운 체력으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쳤다. 중장거리에서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거머쥐었다. 만 17세 ‘괴물 스케이터’ 임종언(노원고)의 얘기다.

임종언은 지난 4월 열린 남자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2차 대회에서 1500m를 모두 석권한 점이 주효했다. 1000m와 500m도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포인트를 쌓은 그는 황대헌, 신동민과 함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달 쿠키뉴스와 만난 임종언은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 코치님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고 하시더라. 1등을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았다”면서 “올림픽 진출이 꿈이었다. 제 꿈에 가까워졌다는 게 체감된다”고 기뻐했다.

“첫 경기였던 1500m가 잘 풀리면서 나머지 경기도 수월하게 풀어갔다”던 그는 “원래 목표는 5위권이었다. 하지만 1차 대회에서 종합 1위에 올랐다. 2차 대회도 동기 부여가 확실하게 됐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정말 기뻐하셨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시더라. 코치님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밀라노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쇼트트랙 임종언 선수가 지난 5월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 락커룸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임종언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연을 맺은 송승우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송 코치는 2023년 세상을 떠났지만, 임종언의 마음 속엔 언제나 함께였다. 임종언은 “다칠 때마다 제게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힘이 됐던 선생님이다. ‘멋진 경기보다 완벽한 경기를 하자’는 선생님의 조언은 제 좌우명이다”라고 밝혔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역경도 있었다. 임종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측 허벅지 안쪽 근육이 날카로운 날에 찢어졌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21년엔 오른쪽 정강이가 골절됐다. 1년 뒤에는 훈련 도중에 넘어져서 왼쪽 발목이 부러졌다. 당시를 돌아본 그는 “상실감이 컸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도 “그때마다 코치님들이나 지인들이 멘탈을 잡아주셨다. ‘할 수 있다’는 다독임에 마음을 잡고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잘 버텨내고 이겨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임종언의 롤모델은 대표팀 선배인 김태성(24·화성시청)이다. “어렸을 때 같이 운동했던 형이다. 이번에 축하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한 임종언은 “성실하고 인성도 좋으시다. 사람으로서 존경한다”고 했다. 쇼트트랙 선수 꿈을 키운 계기는 2018 평창올림픽이다. 임효준(현 린샤오쥔)의 금메달을 인상 깊게 봤다던 임종언은 “우러러보던 선수지만, 이제 경쟁 상대다. 기죽지 않고 좋은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레이스 스타일을 묻자 임종언은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타이밍에 맞게 추월하는 레이스를 선호한다”며 “또 남들보다 반박자 빠른 타이밍에 추월하는 게 특기”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밀라노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쇼트트랙 임종언 선수가 지난 5월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 복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끝으로 임종언은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올림픽 나가서 좋은 성적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1500m와 계주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싶어요. 하지만 더 큰 꿈은 ‘쇼트트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되는 겁니다. 인성도 좋고, 실력도 좋은 선수로 남고 싶은 마음이에요.”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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