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만난 이재명 대통령 “문화산업 키워야…문체부 장관 고심”

문화예술인 만난 이재명 대통령 “문화산업 키워야…문체부 장관 고심”

이재명 대통령, ‘폭싹 속았수다’ 보며 눈물 흘려 화제
문화예술인 초청 행사서 “문화강국 초입…선도국가로”
문화·예술 지원 방안 고민…문체부 장관 인선 늦는 이유

기사승인 2025-06-30 17:40:33 업데이트 2025-06-30 17:49:1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토니상 6관왕을 석권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 등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기간 ‘폭싹 속았수다’를 보다 눈물을 흘려 화제를 모았던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문화·예술 지원 방안을 복잡하게 고민하고 있다. 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보니 못 뽑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니상 6관왕’ 영예를 차지하면서 국민적 화제를 모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손꼽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 등이 참석했다.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1등 상을 거머쥔 허가영 감독, 성악가 조수미, 발레리노 박윤재 등도 함께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먹고 살 길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 주말에 ‘폭싹 속았수다’를 몰아보다 놀랐다”면서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부갈등, 남존여비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섬세한 표현력 아니겠나”라고 원인을 짚은 이 대통령은 “이런 게 우리 실력이다. 갱년기여서 울었나 했는데 그게 아닌 듯하다”고 유쾌하게 덧붙여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참석자들로부터 “한국과 세계적인 무대를 연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지원책”이라며 “우리 말, 우리 감정으로 만든 작품의 보편성이 세계 주요 무대에 소개될 수 있는 장을 국가가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는 우리 사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투자 역할을 한다”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관료적 탁상 공론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정말 원하는 정책을 가감 없이 발굴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못 뽑고 있다.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여러분도 고민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좋아하는 김구 선생님이 ‘무력은 우리를 지키는 힘 정도면 충분하고, 경제적 부는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문화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일으킨다. 강한 문화력을 갖는 것이 소망’이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김구 선생님이 말한 문화강국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행사에 동석한 영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 대통령이 드라마의 어느 대목에서 눈물을 보인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주인공의 모습이 하늘나라에 가신 시누이(이 대통령의 누이)를 연상시킨 것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눈물샘을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드라마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은 “대통령 내외분 눈물이 저에게는 상(賞)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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