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안동의료재단 안동병원이 운용하는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가 출범 12주년을 맞았다. 2013년 7월 4일 첫 이륙 이후 지금까지 4457회 출동 요청, 3643회 출동, 3458명 이송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하늘 위 응급의료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동병원 닥터헬기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도입됐으며, 2023년 5월에는 전국 최초 3000회 출동 달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골든타임 내 중증 응급환자 이송을 목표로, 경북은 물론 인접 시·도까지 출동하며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증외상·뇌질환·심장질환 ‘3대 이송 사유’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이 분석한 결과, 전체 이송 환자 3458명 중 중증외상환자가 843명(24.3%)으로 가장 많았고, 응급 뇌질환 749명(21.6%), 심장질환 493명(14.2%)이 뒤를 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시간 내 신속 처치가 생존과 직결되는 환자들로, 닥터헬기의 존재가 그 자체로 ‘골든타임’이었다.
이송 환자의 연령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약 68%로, 고령화 시대 지역사회 응급 인프라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61.6%, 여성이 38.4%였다.
지역별 출동 분포를 보면 영주(763건), 문경(511건), 봉화(436건), 울진(354건) 순으로 많았으며, 청송·영양·의성·예천·상주 등에서도 고르게 출동 요청이 이어졌다. 일부 출동은 강원 태백, 충북 단양, 대구 등 광역권으로까지 확장됐다.
“응급의가 직접 탑승…40분 내 도착”
현재 운용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길이 11.5m, 최고속도 시속 311km다. 기도삽관기, 인공호흡기, 응급초음파기, 제세동기 등 최신 응급의료장비를 탑재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라 불린다.
출동 시에는 기장·부기장·응급의학과 전문의·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총 4명이 탑승한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13명, 간호사 4명, 응급구조사 4명, 운항팀 9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권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의가 탑승해 40분 내 경북 전역 어디든 도착 가능하다”며 “이는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고,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는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안동병원 강신홍 이사장은 “닥터헬기를 비롯해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등을 중심으로 지역 생명안전망 구축에 앞장서겠다”며 “다가올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협력병원으로서 국가 재난과 긴급상황에도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