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민평형 분양가 17억원…‘현금 11억원’ 청약 시대 열려

서울 국민평형 분양가 17억원…‘현금 11억원’ 청약 시대 열려

기사승인 2025-07-10 10:58:2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곽경근 기자

서울 분양가가 1년 새 2억9000만원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청약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서울 국민평형 아파트 청약을 위해서는 현금 11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국민평형(전용면적 84m²) 평균 분양가는 6억6738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7%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평균 16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6월(14억299만원)보다 2억8701만원 상승(20.4%)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주거선호도가 높은 서울 및 수도권에 공급 부족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민간 아파트 공급 물량은 4만2603가구에 그쳤다. 최근 5년간 반기 평균 (9만2067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46.3%)이다. 더욱이 1분기 수도권 공급물량은 1914로 공급 가뭄이 극심했다. 2분기 2만325가구 공급되며 공급 물량이 소폭 확대됐으나 이는 규제 직전 ‘막차 청약’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정부는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전세대출을 활용해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단, 대출 규제 발표 이전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 분양 단지에 대해서는 중도금과 이주비, 잔금 대출에 대해 종전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고분양가 속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서 국평(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 받으려면 현금 10억9000만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소형 면적인 전용 59m²도 예외는 아니다. 6월 서울 평균 분양가는 12억5587만원으로 대출 가능한 6억원을 제외하더라도 6억5587만원은 현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는 대구(7억1370만원), 대전(6억6391만원) 등 지방 광역시의 국민평형 수준과 비슷하다. 반면, 경기(5억9799만원), 인천(4억8030만원)은 대출 범위 내에서 자금 마련이 가능해 실수요 접근성이 높다. 

한편, 6월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1.65대1로 집계됐다. 이는 5월 (14.61대 1)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극심했다. 서울은 94.45대1, 충북 31.43대 1, 전북 15.03대 1, 대전 8.51대 1 등 일부 지역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남(0.22대 1), 광주(0.39대 1), 경북(1.38대 1), 경남(1.54대 1)등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는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청약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신규 분양에서 가장 큰 장점은 중도금 대출, 집단 대출인데 대출 규제 강화로 청약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도 분양가가 비싼 광명이나 대형 평수 청약률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분양시장 진입 장벽은 사실상 자산 보유 여부로 결정되는 구조가 됐다”며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은 수도권 외곽 및 지방 광역시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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