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큐브위성 도요샛(SNIPE)을 이용해 슈퍼태양폭풍이 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도요샛은 군집 편대비행을 하며 우주날씨 관측임무를 수행하는 큐브위성으로, 천문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동 개발해 2023년 5월 25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에 탑재해 발사했다.
도요샛은 일반 위성보다 작은 나노급 위성임에도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력한 태양폭풍 기간 동안 지표 60~1000㎞ 전리권 플라즈마 변화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슈퍼태양폭풍 우주날씨 관측
지난해 5월 10~12일(세계시 기준) 발생한 태양폭풍은 2003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한 우주폭풍으로, 연구자은 이를 슈퍼태양폭풍으로 부르고 있다.
이 기간 우리나라 강원지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상부 전리권 플라즈마 밀도는 적도 부근에서 최대가 된다. 그러나 태양폭풍이 발생할 경우 최대 플라즈마 밀도 지역이 위도 25~30도 지역으로 이동하고 적도지역은 밀도는 낮아지는 ‘적도 이온화 이상현상’이 발생한다.
지난해 5월 태양폭풍은 적도지역 플라즈마를 자기 위도 40도까지 이동시켰고, 도요샛과 여러 나라 위성 관측자료를 이용해 이 현상을 포착했다.
천문연 연구진은 10㎏급 초소형 큐브위성 도요샛 관측자료와 미국 국방부 국방기상위성 DMSP, 유럽우주국(ESA)의 스웜(Swarm) 위성군 자료를 함께 분석, 도요샛 관측자료가 해외 중대형 위성 자료와 비견될 만큼 신뢰성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도요샛은 해외 위성의 관측자료가 비어 있는 고도 500㎞ 여명-황혼 궤도에서 연속관측을 독자 수행함으로써 저비용 큐브위성의 이점을 확인했다.
도요샛 위성들은 플라즈마 측정센서 ‘랭뮤어 탐침’을 이용해 전리권 플라즈마의 밀도와 온도를 60시간 연속 관측했다.
이를 통해 태양폭풍 발생 전에는 적도 부근의 전자밀도가 높았다가 폭풍 발생 후 고밀도 전자들이 적도로부터 점차 멀어지며 중위도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관측했고, 폭풍 개시 후 극지역에서 전자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과 충돌함에 따라 전리권 플라즈마 특성이 크게 변했음을 의미한다.

태양폭풍 기간 관측된 전리권의 극적인 변화는 GPS 위치오차 증가, 통신장애, 전력망 손상 등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위성 궤도를 변화시킬 수 있고, 실제 이 시기 도요샛들의 고도도 200~500m 하강했다.
도요샛이 관측한 전자온도 및 플라즈마 분포 변화는 기존 연구에서 제안된 지구 저궤도 우주날씨 변화 메커니즘을 보완하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천문연 송호섭 박사는 “초소형 큐브위성을 이용해 다른 큰 위성에 비견될 만큼 양질의 데이터와 과학적 성과를 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자들이 초소형위성 개발과 우주과학 연구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요샛 프로젝트 연구책임자인 이재진 책임연구원은 “국내 큐브위성 관측임무 결과를 이용한 첫 연구성과로, 우리가 독자 개발한 위성을 우리기술로 발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며 “2년여 도요샛 관측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후속 임무인 초저고도용 도요샛2 기획연구과 후속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환경 관련 국제학술지 ‘Space Weather' 지난달 26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도요샛은 설계수명이 1년이지만 현재 나래, 라온 등 2기가 2년 넘게 정상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