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에서 ‘잠재적 생명체 흔적(potential biosignatures)’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숀 더비 NASA 국장 대행은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 화성에서 확인된 것 가운데 생명체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고대 미생물 존재의 단서를 잡았다”고 말했다. 니키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도 “화성에서 이런 무늬를 지닌 암석은 처음”이라며 “지구에서라면 생명체와 관련된 환경에서 발견되는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암석은 ‘사파이어 캐니언(Sapphire Canyon)’에서 지난해 7월 채취된 것으로, 지름 1㎝, 높이 6㎝의 소시지 모양에 황토색과 흰색 반점이 뒤섞여 있다. 표범 가죽을 연상케 하는 이 무늬는 철·인·황·유기 탄소가 풍부한 퇴적암에서 형성된 것으로, 연구진은 과거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암석은 약 35억 년 전 호수였던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가장자리, 고대 강 계곡 ‘네레트바 밸리스(Neretva Vallis)’ 인근 ‘브라이트 엔젤(Bright Angel)’ 지층에서 수집됐다. 해당 지층은 점토와 실트로 이루어진 퇴적암으로, 지구에서도 미생물 흔적을 잘 보존하는 물질이다.
다만 생명체와 무관한 지질학적 반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사는 “사파이어 캐니언 암석의 진정한 가치는 지구 연구소에서의 정밀 분석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며 “시료 회수 방안을 서둘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퍼서비어런스는 2020년 발사돼 2021년 화성에 도착한 뒤 예제로 크레이터의 고대 삼각주 지형을 탐사하고 있다. NASA는 당초 2030년대 초반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일정이 늦춰졌다. 그럼에도 이번 발견은 “화성 생명체 가능성”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