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 문제 해법⋯韓·日 전문가 함께 고민

고립·은둔 청년 문제 해법⋯韓·日 전문가 함께 고민

12일 서소문청사 후생동서 국제 토론회 개최
日 ‘히키코모리’ 지원 성공·실패 사례 통해 해법 모색

기사승인 2025-09-12 20:59:54
12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 ‘고립·은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제 토론회’가 개최됐다. 노유지 기자

청년의 고립·은둔이 사회적 문제로 꼽히는 가운데 여성청소년미디어협회가 12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 ‘고립·은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영미 여성청소년미디어협회 중앙회장을 비롯해 이데 소헤이 일본 다마대 정보사회학연구소 객원교수,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상용 국민대 행정대학원 교수, 여인중 동남정신과 원장, 김주희 서울청년기지개센터장, 신현재 안무서운회사 디렉터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서울 청년의 4.5%인 약 14만명이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고립·은둔은 결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관련 종합 대책을 마련, 청년기지개센터를 설립해 상담부터 사회 진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며 “일본에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오래전부터 사회적 과제로 다뤄온 만큼,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양국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영미 중앙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토론회는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경험과 성찰을 토대로 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장”이라며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단순한 수용이 아닌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적 대안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제에선 이데 소헤이 객원교수가 ‘일본의 히키코모리 지원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히키코모리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온 이데 객원교수는 “현재 일본은 히키코모리 문제를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며 “관련 문제를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 오래전부터 시행됐지만 공공·민간 자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일본 오사카에서 실시된 히키코모리 지원 사업을 소개하며 “참가자들에게 일 경험을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데 객원교수는 “단순한 상담을 넘어 일할 기회를 제공한 점도 성공 요인 중 하나겠지만, 참가자들이 비슷한 사정의 동료와 서로 고충을 나누며 내적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아 부연구위원은 “지난 2023년 최초로 시행한 전국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8874명의 고립·은둔 청년 중 1300명 정도가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만큼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은 실질적인 지원 사업이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하는 이유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사회적 고립’이라는 위험을 해소하려면 공적 지지 체계로 대응하는 중장기 정책 과제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현행 정부와 지자체에 흩어진 관련 사업을 재구조화하고, 해당 과제를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고립·은둔 청년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도 이어졌다. 김상용 교수는 “고립·은둔 청년은 기존 복지 시스템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취약계층”이라며 “당사자의 특성을 고려한 단계별 지원 모델을 현장에 적용하고, 안정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고립·은둔 청년을 ‘문제 있는 집단’으로 낙인찍어선 안 된다”며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포용하는 보편적 청년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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