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경쟁영화제로…부국제의 무모한 도전 계속된다 [30th BIFF]

‘서른 잔치’는 경쟁영화제로…부국제의 무모한 도전 계속된다 [30th BIFF]

기사승인 2025-09-18 06:00:28 업데이트 2025-09-18 07:30:39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 부산영화제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을 많이 하고 무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30년이 흐르고 큰 영화제가 됐다.” 박찬욱 감독이 17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찬욱 감독의 우려대로 부산국제영화제가 30돌을 맞이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 부산 어워드를 신설하고 경쟁영화제로 전환해 또 한번 도약을 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개막작으로 초청받아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박 감독은 출연진과 단상에 올라 “제 영화가 30년 되는 해 개막작으로 상영된 게 믿기지 않는다.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쩔수가없다’ 주연으로 자리한 이병헌은 이날 행사의 단독 사회도 맡아 의미를 더했다. 그는 “30년 전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다. 그 여정을 함께해온 여러분, 오늘 처음으로 오신 분들 모두 반갑다”고 인사했고,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배우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감독(왼쪽부터)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기념비적인 현장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하정우, 한효주, 이혜영, 유지태, 이진욱, 한소희, 심은경, 일본 배우 와타나베 겐, 대만 배우 계륜미, 장첸, 홍콩 배우 양가휘 등이다. ‘양다리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도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할리우드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배우 밀라 요보비치·폴 앤더슨 감독 부부도 레드카펫에 올라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예상치 못한 등장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지는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한국영화공로상, 카멜리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 정지영 감독, 감독 겸 배우 실비아 창에게 상이 각각 돌아갔다.

앞서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올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첫 번째 영화를 들고 부산에 왔었다. 부산에서 영화를 보여준 뒤 집으로 돌아가 ‘아시아 최고 영화를 만들어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후 감옥에 갇히면서 이 훌륭한 영화제에 올 수 없었다”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는 도전하고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상은 그 싸움의 전선에 있는 모든 독립 영화인에게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조감독부터 하면 50년이라는 세월이었다. 반세기 동안 저는 그냥 카메라 곁에 서 있었을 뿐”이라며 “지금 한국 영화가 위기에 처해 있지만, 언제나 새롭고 힘차고 바람직한 한국 영화들이 준비돼 있다. 찾아서 많이 즐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등에서 열린다.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 이중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90편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른 잔치 끝났다’는 시도 있지만, 저희의 서른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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