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앞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이번 항소심에서는 흡연과 폐암 발생의 인과성이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의학 학술대회에 참가해 흡연과 폐암의 인과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등을 다시금 공개하며 주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18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은 오는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리는 ‘2025년 한국역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담배와 폐암: 과학과 법의 경계를 넘는 인과성 논쟁’ 세션을 진행한다. 세션에선 담배 소송의 주요 쟁점뿐만 아니라, 흡연과 폐암 발생 간의 의과학적 인과관계 등을 다룬다.
이 자리에서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장기 흡연이 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8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흡연과 폐암 간 인과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해당 연구는 지 교수 연구팀이 30년 이상,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남성과 비흡연자를 비교·분석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지난달 이 결과를 공개하며 흡연이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알린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소세포폐암과 편평세포폐암으로 구분하면 흡연의 폐암 기여 위험도는 각각 98%와 96%까지 급증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담배 소송과 같이 발생 원인이 복합적인 질환에 대해 다투는 법정에선 연구를 통해 입증된 인과 관계를 우선 추정하고, 피고에게 반증으로 항변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도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인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흡연 폐해의 책임을 묻는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공단이 패소했고, 지난 5월 항소심 변론이 종결돼 선고기일 지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