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 금융산업의 생산·포용적 역할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19일 ‘2025 세계경제연구원-우리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통해 “국제 통상환경이 자유무역 시대에서 보호무역 체제가 강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의 급격한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중 패권 경쟁 등 지정학적 긴장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공지능(AI) 혁명은 사회와 산업 전반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은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임 회장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서 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생산적 금융’을 통한 혁신·성장기업 육성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윤리 경영을 강화하는 ‘포용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가계·부동산에 쏠린 금융자금을 기업과 모험자본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금융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집중된 금융권 자금을 기업과 혁신산업으로 돌려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현 정부는 ‘포용금융’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금융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병행하고 있다. 임 회장의 이번 발언은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임 회장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라는 말을 인용하며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확고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성장 기업을 키워내는 생산적 금융을 적극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포용 금융을 통해 책임감 있게 변화를 선도하겠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 금융 혁신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의 특별 대담을 비롯해 앤 크루거 전 세계은행·IMF(국제통화기금) 부총재(현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팀 아담스 IIF(국제금융협회) 회장, 로버트 머튼 MIT 석좌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이 연설과 축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