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중국 제재로 향후 1~2년 내 최대 6000만달러(약 850억 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마스가 관련 계약이 아직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기자재 문제를 고려하면 분명히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가 필요한 기자재를 미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중국 내 조직·개인에게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쉬핑 등 5개 미국 내 한화오션 계열사와의 거래·협력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의 핵심 기업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방미 당시 직접 필리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석 청장은 피해액 추정과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분석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 의원이 한국의 함정·항공기가 ‘동맹국 생산품’으로 인정돼 미국 정부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의 조속한 체결을 요구하자 “RDP-A는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며 “마스가가 제대로 추진되려면 RDP-A가 전제돼야 하고, 우리 정부 의지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 청장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지연 사태에 대해서도 “좀 더 세밀하게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을 다시 느꼈다”며 “초기에 여러 이슈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확인·결정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총 7조8000억 원을 투입해 6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그러나 두 업체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지난해 말 착수 예정이던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방사청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 감점 조치를 1년 연장하면서 양사 갈등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