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총출동한 대미 경제라인…“트럼프 설득이 관건”

워싱턴 총출동한 대미 경제라인…“트럼프 설득이 관건”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협의 속 조선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논의
APEC 정상회담 앞두고 실질적 진전 모색

기사승인 2025-10-18 06:00:15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방문하기 위해 워싱턴DC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방문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한미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해 백악관 당국자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의 대미 경제·통상 라인이 미국 워싱턴에 총출동해 전방위 협상전에 돌입했다. 장기 교착 상태인 한미 관세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질적 진전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각) 워싱턴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대미 투자액) 선불 요구는 이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시킨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미 투자액을 한꺼번에 출자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현실적 제약을 받아들이느냐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베선트·러트닉 장관이 이해하더라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면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중 약 1500억달러를 조선 분야에 집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미 산업협력의 핵심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협상단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방문해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선산업 중심의 협력 구상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조선 분야 기술·인력 교류, 공동 생산 및 투자 모델 등 구체적 사업 가능성이 폭넓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OMB는 직접 협상 부처는 아니지만 예산과 조직을 총괄하는 기관인 만큼 향후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단은 OMB를 비롯한 미 정부 주요 부처를 잇따라 방문하며 관련 부처 설득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단이 총력전에 나선 배경에는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교착된 관세협상의 분수령으로 삼아 실질적 합의 또는 큰 틀의 프레임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29~30일로 예상된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타결까지 갈 수도 있고, 최소한 큰 프레임을 만드는 수준까지는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실장도 “이번 APEC 회담이 중요한 계기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국익과 국민 이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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