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황제부터 재계 총수까지”…에이펙서 공급망 해법 찾는다 [경주 APEC]

“AI 황제부터 재계 총수까지”…에이펙서 공급망 해법 찾는다 [경주 APEC]

28일부터 경주서 나흘간 APEC CEO 서밋 개막
젠슨 황 15년 만 방한… HBM 공급 협력 주목
트럼프·시진핑 방한… 한미·한중 ‘슈퍼위크’ 예고

기사승인 2025-10-27 19:35:31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리는 27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인근에 행사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경주 화랑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APEC 21개국 중 정상급 인사 16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 CEO 1700여 명이 참석,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경제 핵심 이슈를 논의한다.

올해 CEO 서밋의 주제는 ‘Bridge, Business, Beyond(경계를 넘어, 혁신적 기업 활동을 통해,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다. APEC 21개 회원국 중 정상급 인사 16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인 약 1700명이 참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맨 오른쪽)이 8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15년만 방한… HBM 공급 논의 주목

이번 서밋 최대 관심 인물은 ‘AI 황제’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다. 2010년 이후 처음 방한한 그는 31일 세션에서 AI·로보틱스·디지털 트윈·자율주행 기술 관련 비전을 발표하고, 국내외 언론과의 별도 미디어 간담회에도 나선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세대 HBM3E, 6세대 HBM4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해 협상 중인 가운데,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내년 하반기 출시될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의 HBM4 공급사 결정도 초미의 관심사다. 

글로벌 빅테크·금융 CEO 총출동… 韓 5대 그룹 총수도 참석

미국에서는 젠슨 황 외에도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미르 사마트 구글 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등 글로벌 빅테크와 금융계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중국도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주도로 쩡위췬 CATL 회장, 리우창동 JD닷컴 회장, 에디 우 알리바바 CEO, 추쇼우지 틱톡 CEO 등 100여 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한다. 업계는 쩡 회장이 배터리 공급 및 국내 소재·장비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한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29일 오전 개회사를 맡아 행사의 포문을 연다.

AI·반도체부터 K컬처까지… 세션·테크포럼서 산업 미래 조망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CEO 서밋 본행사에서는 총 20개 세션이 진행된다. 첫날에는 AI, 디지털 전환, 디지털 화폐, K컬처, 탄소중립 등을 주제로 9개 세션이 열린다. 특히, 맷 가먼 AWS CEO는 이날 ‘AI가 바꾸는 비즈니스의 미래’를 주제로 최수연 네이버 CEO, 메타 부사장 등과 함께 기조 강연에 나선다. 오후에는 BTS 리더 RM이 ‘K-컬처의 소프트파워’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30일에는 반도체, 공급망, 디지털 헬스케어, 수소에너지 협력 등 6개 세션이, 31일에는 AI 거버넌스, 데이터센터, 의료서비스 혁신, 에너지 전환 등 5개 세션이 열린다. 젠슨 황의 기조연설도 이날 예정돼 있다.

27일부터 기업과 기관이 주관하는 조선, 방산, 유통, AI, 가상화폐, 미래에너지 등 6대 첨단기술 분야 테크포럼도 진행된다. 조선 분야는 HD현대, 방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통은 유통물류진흥원, AI는 SK그룹, 가상화폐는 두나무, 미래에너지는 한수원이 각각 주관한다.

대한상의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하는 'K-테크 쇼케이스'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트라이폴드’ 폴더블폰의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LG전자는 천장에 매달린 '투명 OLED 샹들리에 디스플레이'를, 현대차는 자율주행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모형 등을 선보인다. SK는 반도체·에너지·보안 기술을 통합한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소개한다.
 
트럼프·시진핑 방한… 정상 외교 '슈퍼위크' 돌입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CEO 서밋 오찬에서 기조연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불참하지만, 기업인들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관세 인하와 대미 투자 유도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다는 것. 앞서 양국은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미국 측의 '전액 현금 투자' 요구로 최종 서명은 미뤄진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0일부터 2박 3일간 방한한다. 트럼프와 시 주석의 연쇄 방문으로 한미·한중·미중 간 정상 외교가 교차하는 ‘슈퍼위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APEC 행사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이번 APEC 행사에 따른 총 경제효과는 7조4000억 원, 고용 창출 효과는 2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단기적인 직접 효과는 3조3000억 원, 관광과 소비 등 중장기 부가가치는 4조1000억 원으로 예측된다. 개최지인 경주시에는 약 9700억 원의 지역경제 효과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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