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투자업계 첫 회동… “모험자본 생태계 혁신 본격화”

이억원, 금융투자업계 첫 회동… “모험자본 생태계 혁신 본격화”

금융투자협회·증권사·자산운용사 CEO들과 첫 간담회 개최
“혁신기업 자금조달 강화…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IB)로 성장해야”
업계 “모험자본 공급 확대·국민성장펀드 참여로 정부 정책에 동참”

기사승인 2025-10-30 13:45:0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금융투자협회장 및 17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와 개최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금융 대전환을 위한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와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억원 위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17개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이 위원장의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와의 첫 공식 만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대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금융투자업계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제도 개선 방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혁신기업의 성장 발판이자 국민의 노후 희망인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개발의 불확실성과 장기 투자, 막대한 초기비용을 감내하며 혁신을 후원하는 모험자본이야말로 금융투자업계가 맡아야 할 본연의 역할”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해 모험자본 공급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증권업이 모험자본 공급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형 IB가 발행어음과 IMA(종합투자계좌)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확대를 약속했다.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면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고, 지정 절차도 심사 완료 순서대로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 중심의 관성적 투자를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강화하고,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유입을 돕겠다고도 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투자 대상 기업 발굴 역량을 높이고,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갖춰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자산운용업의 역할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일반 국민이 초기 기업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의 성공적인 안착 △코스닥벤처투자펀드(코벤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인센티브(현행 25%) 연내 확대 등 향후 계획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가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초기기업 투자 활성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모펀드(PEF) 업계에 대해서는 ‘책임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PEF 투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투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정합성에 맞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며 “PEF 업계도 제도 개선에 협력하는 데 그치지 말고 성찰과 자기 쇄신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모험자본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수탁자로서의 충실의무’ 확립을 강조했다. 제도적으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범위를 넓히고 이행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불완전판매 차단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책무구조도’ 구축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며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사회적 책임에도 금융투자업계가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업계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적극 협력”… 국민성장펀드 참여 의사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금융투자업의 본질이자 생산적 금융의 핵심”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에 부응해 적극적으로 모험자본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견도 전했다.

업계는 발행어음과 IMA 인가를 기반으로 모험자본 의무투자비율을 준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과 달성을 이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혁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Equity)와 기업신용공여(Debt)를 결합한 맞춤형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국민성장펀드 출자, 국민참여형 펀드 조성·운용 등 첨단산업과 지역균형발전 분야 투자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한 공모주 우선배정 확대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세제 인센티브 추가 확대와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한 금융투자업자-기업 간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기특화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 및 IB업무 전반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외에도 사모펀드 업계는 사회책임투자(SRI) 확산을 위해 PEF협의회 내 관련 위원회를 신설하고, ESG와 사회적 가치 창출, 산업 건전성 제고에 기여하는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구조적 전환의 시작점에 있는 지금,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금융투자산업이 혁신과 성장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수빈 기자
for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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