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그룹이 내년 순익 목표 ‘1조원’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높은 수익 달성에 따른 농민 단체들의 반발과 정부의 지원금 감소 등이 우려되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최근 자회사에 대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하고 내년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2018년 전략목표를 ‘경영체질 개선으로 선도 금융그룹 위상 확보’로 설정하고,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의 올해 3분기 농민지원사업비 부담전 누적 당기순이익은 9290억원으로, 농민지원사업비를 제외하면 7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농협금융의 올해 수익 목표치 65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농협금융은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 농민지원비를 제외하고 1조원 이상의 순익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농협금융의 올해 순익이 8000억원 내외로 전망되는 만큼 내년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목표 순익 달성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물론 중앙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농협금융의 수익목표 달성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농민 단체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동안 농민단체들은 농협금융이 농민을 대상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어왔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농협금융의 높은 수익이 농민의 고통을 통해 만들어 졌다는 비난이다.
실제 올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농협금융의 자회사인 농협생명보험의 영업이익률을 두고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농업인안전재해보험의 영업이익률이 농협생명 전체 영업이익률의 20배에 가까이 되는 만큼 농협생명이 농민을 대상으로 돈벌이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농협금융의 높은 수익 달성이 정부의 지원금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협은 올해 정부로부터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농협금융채권(농금채)에 대한 이자로 1002억원을 지원받았다.
당초 정부의 농금채 이자 지원은 올해를 2월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농협은 수익 부진을 이유로 이자지원 연장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이자지원을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했다. 따라서 정부의 이자지원이 계속되길 원하는 농협 입장에서 농협금융의 수익 증가는 이자지원을 정부에 요구할 명분 상실로 연결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내년 순익 1조원은 달성할 수 있다. 다만 1조원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원인은 금융업 환경 보다 내부적인 반발 때문이다. 농협금융이 농협의 수익처로서 돈을 잘 벌어야 하지만 돈을 너무 잘 벌어도 문제가 된다”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