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조선·제조업과 방위산업 협력, 주한미군 문제, 북핵 대응, 한일관계 등 한미 양국 핵심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의 이 대통령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우리는 이미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무역 협정 재협상을 원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선박을 훌륭하게 건조한다.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고, 이를 계기로 미국도 다시 선박 건조를 시작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함께 미국 조선 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님의 꿈인데, 실제로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군사 분야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 무기의 주요 구매국”이라고 언급하며 “세계 최고 성능의 군사 장비에 대한 논의를 오늘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주한미군 문제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에 4만명 이상의 병력을 두고 있다”며 “과거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일부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기지는 단순 임대가 아니라 미국이 소유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김정은 위원장과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고, 그는 나에게 잘해줬다”며 “내 집권 기간 북한 문제는 조용했다. 로켓 발사도 멈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 중 전 세계 평화 문제에 대통령님처럼 관심을 가지고 실제 성과를 낸 분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서 저도 그곳에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며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선 “한미일 협력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한일관계가 일정 정도 수습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고 있기에 방미 전 일본을 방문해 현안을 미리 정리했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갈 수 있다고 본다”며 “난 무역 회의(trade meeting)를 위해 곧 한국에 가는 것 같다. 한국이 무역 회의를 주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