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행, 채용비리 두고 진실공방…“특혜채용이다, 정상 절차였다”

금감원·은행, 채용비리 두고 진실공방…“특혜채용이다, 정상 절차였다”

기사승인 2018-02-01 18:01:58 업데이트 2018-02-01 18:34:31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놓고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팩트(Fact·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채용절차가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특혜 채용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KB국민, KEB하나, JB광주, BNK부산, DGB대구 등 은행 5곳을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금감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하나은행(13건), 국민은행(3건), 대구은행(3건), 부산은행(2건), 광주은행(1건) 등에서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가 특혜 채용된 의혹이 들어나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로 알려진 인물은 2015년 신규 채용 당시 서류 전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 인물은 2차 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120명 중 4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그룹의 최고 경영자와 관련인이라는 이유로 채용에 특혜가 제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은 “채용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가 지역 할당제를 통해 가점을 받고 정상적으로 채용됐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가장 많은 채용비리가 들어난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특히 하나은행은 사외이사와 관련된 인물이 필기전형·1차면접에서 최하위 점수에도 채용된 것과 관련해 이를 특혜채용으로 보는 금감원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모두 정당한 절차를 거쳐 채용됐다는 것.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은행권은 이번 사태가 앞서 채용비리 문제로 사퇴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처럼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가 채용비리에 연루된 금융사 CEO에 대해 해임을 이사회에 건의하겠다고 앞서 밝혔기 때문이다.   

채용비리가 드러난 5개 은행 가운데 지방은행을 제외한 2개 대형은행이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반발하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 원장은 이날 KB국민은행 서울 사당동 지점에서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검사 결과는 정확하다”며 “금감원 검사역들이 여러 채용비리 상황을 확인해 그 내용을 검찰에 보냈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은행들이 채용비리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공은 검찰에게 넘어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재판을 받아보면 모든 진실이 들어날 것이다. 그때가서 CEO가 채용비리로 해임되든 안되든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광주은행의 경우 이날 채용비리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부행장이 자신의 자녀 2차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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