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적용 시 국내 은행의 대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등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13조1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202조8215억원 보다 10조3310억원(5.1%)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62조5679억원으로 5대 은행 전체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30.84%를 차지했다. 뒤이어 신한은행(20.21%), KEB하나은행(19.71%), 우리은행(19.51%), 농협은행 (14.79%) 순이다.
지난해 12월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개인사업자대출 증가 폭도 KB국민은행이 제일 높다. 은행별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개인사업자대출 증가 폭은 KB국민은행이 2조4664억원, 신한은행 2조3952억원, 우리은행 2조3462억원, KEB하나은행 1조9595억원, NH농협은행 1조1637억원이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를 적용할 경우 은행의 이러한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에 제동이 걸린다. 임대사업자에게 LTV 규제가 적용되면 대출을 받을 때 현행 집값의 최고 80%까지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에 제약이 걸린다. 현재 일반 대출자들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집값의 40%까지, 다주택자는 3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취급된 대출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기존 금액 그대로 만기연장이 불가능해진다. LTV 80%에 1억원을 빌린 임대사업자는 40% 규제가 적용될 경우 5000만원만 만기연장이 가능해진다. 나머지 5000만원은 즉시 상환해야 한다.
은행의 대출 성장률 감소는 이익과 연결된다. 다만 대출 금리 설정에 대한 주도권이 은행에 있는 만큼 이윤 설정에 따라 은행의 이익 감소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대사업자에 대해 LTV규제가 40% 정도 적용되면 이전보다 대출 성장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출 성장률이 줄어들어도 은행 수익은 마진의 문제라, 마진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은행 수익 변화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