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보호자들 ‘치매환자와 외출’ 가장 많은 부담 느껴

치매환자 보호자들 ‘치매환자와 외출’ 가장 많은 부담 느껴

기사승인 2018-09-12 11:46:22 업데이트 2018-09-12 11:48:19

치매 진단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치매환자 보호자의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에 대해 알고 있는 치매환자 보호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치매환자 보호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부담을 느끼고 어려워하는 것은 치매환자와의 외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수행능력은 치매환자가 식사, 화장실 이용, 목욕, 전화사용, 음식장만, 돈 관리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스스로 얼마나 잘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치매 진단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치매환자 보호자의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인자로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치매환자의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김승현·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환자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상생활수행능력 저하에 따른 간병 부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실시된 설문조사에 이어 6년 만에 진행된 것으로, 치매환자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매환자 보호자 가장 큰 부담은 ‘치매 환자와의 외출’

조사 결과 치매환자 보호자들이 일상생활수행능력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이는 6년 전 조사 51% 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다만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 저하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한 경우는 2012년 조사 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단축은 2012년 51%에서 올해 33%로 18%포인트 감소했다. 직장을 그만뒀다는 응답도 27%로 2012년 대비 14% 줄었다.

대한치매학회 최호진 총무이사(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간병부담으로 인해 치매환자 보호자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시간이 단축된 비율이 2012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많이 감소했다. 근로시간 축소도 주당 평균 10.3시간으로 2012년 14.55시간 대비 4시간 이상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호진 이사는 “국가적인 치매 대책을 통해 치매안심센터 등 치매환자 보호시설 증가, 노인장기요양보험 확대 운영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치매안심센터의 업무중에서 조기검진이 주를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치매 조기검진 사업은 고위험군에 집중하고 오히려 치매환자의 보호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 지원과 예방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치매환자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환자들의 일상생활수행능력 감소로 인한 장애는 ‘외출하기’, ‘돈 관리’, ‘최근 기억장애’ 순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외출하기’, ‘최근 기억장애’, ‘대소변 가리기’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조사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으나 여전히 치매환자와의 외출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로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 중 가장 부담이 큰 것은 ‘간병 스트레스 증가(71%)’였다. 치매환자 보호자의 간병시간 증가와 보호자의 사생활이 감소하는 것도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호진 이사는 “2012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간병시간 증가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었고,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감소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치매안심센터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치매학회 치매환자 일상생활수행능력 향상 ‘일상예찬캠페인’ 적극 펼칠 것

대한치매학회는 치매 환자들의 일상생활수행능력 향상과 환자·보호자들에게 행복한 외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12년부터 7년 동안 일상예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 이찬녕 홍보이사(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2015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을 통해 미술을 통한 치매 치료의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치매 인지재활과 미술 치료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교재를 개발해 치매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현대 미술을 친숙하게 알리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치매학회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과 MOU를 맺었다. 치매환자들이 미술관을 방문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환자들이 실제로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예찬, 시니어 조각공원 소풍’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치매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약 9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외출이 어려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대한치매학회 김승현 이사장은 “대한치매학회는 치매 환자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와 환자 연계 프로그램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치매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로서 치매 관리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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