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모든 책임지고 퇴진”…외부인사 회장 영입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모든 책임지고 퇴진”…외부인사 회장 영입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원태 부회장 중심 ‘비상경영위원회’ 가동

기사승인 2019-03-28 16:12:11 업데이트 2019-03-28 16:13:33

박삼구 회장,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만나 협조 요청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으로 재무구조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한다”고 결정했다. 또 박 회장은 지난 27일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퇴진을 결정했으며, 당분간 그룹은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산업 등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모두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28일 입장자료를 통해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며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회장은 27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번 면담은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금융시장 혼란 초래에 대한 그룹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 전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룹 측은 “그룹 총괄 책임자인 박 회장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 이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께서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에서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 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과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며 한정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25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한정’과 관련해 실무자급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실무자급 회의가 이날 열릴 예정이다. 임원 회의나 채권금융기관 회의는 아니다”라며 “산업은행은 아시아나 항공이 재감사를 받기로 결정한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25일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 사태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좀 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성의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회사가 이 부분(감사의견 ‘한정’)을 최대한 빨리 수정이 되도록 재감사를 받겠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한정 의견을 받은 것이 회사의 영업력이나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 일부 항목의 평가방법 문제 때문에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재감사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 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감사의견을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적정 의견을 받으면 기존의 차입금 상환 등을 포함해서 당장의 자금흐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를 맺고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다. 따라서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자구계획 이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만기 도래 여신 회수, 경영진 교체 권고 등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6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정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6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정정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보통주를 이달 27일 관리종목 지정에서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과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양 조정 논의는 물론 금융당국 수장의 발언, 재무구조개선 MOU를 맺은 산업은행의 움직임 등이 박 회장의 전격 퇴진 결정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29일 열린다는 점에서 주총 전 최고 경영자인 박 회장이 자진 사퇴함으로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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