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비전문의 미용시술 88% 부작용…“진입장벽 높여야”

피부과 비전문의 미용시술 88% 부작용…“진입장벽 높여야”

비전문의 미용시술 증가…부작용 위험↑
‘피부과는 미용’이라는 왜곡된 인식 퍼져
“비전문의 미용시술 남용 막아야”

기사승인 2025-09-11 14:33:49
대한피부과학회는 11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피부과학회 제공

피부과 전문 의료인만 미용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반의나 비의료인이 미용 시술을 할 경우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큰 만큼 비전문의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훈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은 11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피부과 전문의와 비전문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피부과 의사는 피부암, 만성적 건선이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중증 질환을 다룬다”며 비전문의의 미용의료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전문의의 미용 시술은 부작용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피부과 전문의의 미용 시술 후 부작용 발생 비율은 11.54%인 반면, 일반의나 비의료인이 시술한 경우 부작용 비율이 88.46%로 큰 차이가 났다. 피부과 전문의에 의해 발생한 부작용은 색소침착이나 가벼운 흉터 등 비교적 심각성이 덜했다.

강 회장은 “피부과는 다양한 중증 피부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필수의료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치료로 국민이 불필요한 부작용과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학회 차원에서 안전하고 올바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인수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이사도 비전문의의 무분별한 피부미용 진료가 국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홍보이사는 “피부과는 보험급여 질환을 외면한다는 오해와 달리, 많은 전문의가 낮은 보험수가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건강을 위해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비전문의나 비의료인의 무분별한 진료와 시술은 오진과 치료 지연,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어 피부과 전문의로서 곤혹스럽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미용 시술 수요 증가에 따라 비전문의 시술이 늘고 있다. 안전한 미용 시술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의료 행위”라며 “비전문의의 피부과 사칭을 규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는 비전문의의 무분별한 진료와 왜곡된 의료 정보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피부질환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복잡한 감별과 다양한 술기가 필요하다”면서 “피부과는 미용이라는 왜곡된 인식, 제도적 허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전문의의 진료와 미용 시술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 등 피부질환자는 극심한 가려움으로 인한 수면 장애, 반복적인 병원 방문과 높은 치료 비용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김정은 은평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암, 아토피 피부염, 건선, 원형탈모 등 만성·중증 피부질환이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니라 신체와 정신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증 피부질환은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건선관절염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다”며 “피부과는 미용이라고 단순히 생각하지만, 중증 피부질환은 환자와 가족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적극적인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