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법 ‘정확성‧신뢰도’ 입증

대변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법 ‘정확성‧신뢰도’ 입증

기사승인 2019-03-31 13:05:04

조기 대장내시경 검사로 연계, 치료율 향상에 큰 기여 전망

국내 연구진이 대변에 포함된 DNA를 분석해 대장암 또는 대장용종 보유 가능성을 90% 이상 예측하는 획기적인 검사법을 개발했다. 특히 이 검사법은 지금까지 사용된 면역화학 분변잠혈검사 보다 월등한 검사 정확성과 신뢰도를 보유해 유요성도 입증됐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한윤대 교수 연구팀은 (주)지노믹트리와 함께 새로운 대장암과 대장용종 조기 진단 검사법의 유용성을 입증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로 떠오른 ‘신데칸-2 (SDC2) 메틸화’를 이용했으며, 대장암이나 대장용종을 보유한 환자군 구별이 훨씬 용이해졌다. 연구팀은 이 검사 활성화는 대장암 조기진단과 조기발견의 효과로 대장암 사망률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장암 조기진단의 표준기법인 대장내시경 검사에 참여하는 비율이 30%에 머물고 있고, 연간 1회씩  국가 검진 사업으로 무료 시행되는 면역화학 분변잠혈검사는 조기대장암 민감도가 50% 수준으로 낮은 현실을 극복하고자 새로운 진단 검사 방법을 개발하고 효용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팀은 조기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인 ‘신데칸-2 (SDC2) 메틸화’를 활용한 검사기술이 갖는 대장암과 대장용종 진단의 정확성과 민감도를 살폈다. 대장암에 ‘신데칸-2 메틸화’ 가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연세의대 연구진과 지노믹트리가 공동으로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밝힌바 있다.

연구팀은 연세암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체크업을 찾은 총 585명을 대상으로 전향‧후향적 복합설계를 통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대상자들은 연세암병원에서 대장암으로 판정받은 환자(245명). 세브란스병원 체크업 시행 대장내시경에서 정상(245명)과 대장 용종보유(62명)로 판정받은 수검자, 연세암병원에서 위암(23명)과 간암(10명)을 각각 확진 받은 환자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사전 동의를 통해 모든 대상자의 대변을 제공 받아 연구 대상자별 DNA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종양의 단계나 위치, 연구대상자의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대장암 보유여부를 진단해내는 민감도(진양성률)가 90.2%, 실제 질병이 없을 때 ‘없음’으로 검사해내는 특이도(진음성률)도 90.2%를 나타냈다. 특히 0기~2기까지의 대장암 진단 민감도가 89.1%(128명 중 114명에게서 반응)를 기록해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충분한 유효성을 지님을 확인했다.

또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대장 혹(용종)의 보유 여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검사 방법은 10mm 이상의 대형용종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양성률을 보였고, 위암과 간암에서는 반대로 양성률이 낮아 대장암만을 정밀하게 진단해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남규 교수는 “대장을 깨끗하게 비우는 준비 과정의 복잡함과 검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 참여 비율이 저조하다. 새로운 검사법은 대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분변잠혈검사와 유사하나 훨씬 높은 정확도로 대장암 보유 유무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새로운 검사법은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지닌 환자들이 조기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이를 통한 조기 발견은 대장암 치료성적과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질병 검사와 치료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신데칸-2 (SDC2) 메틸화’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암 진단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시판 중인 미국제품과 비교했을 때 대장암 진단에 대한 대등한 민감도를 갖는 반면, 소량의 대변을 사용하고 가격이 절반 수준이며 짧은 검사시간과 높은 확장성을 지녔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진단 키트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향후 대규모 집단 코호트 연구를 통해 검사법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후생유전학학술지 ‘Clinical Epigenetics(IF : 6.091)’ 최신호에 ‘대변 DNA의 SDC2 메틸화를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 제목으로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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