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급시한 임박…‘트리플링’ 우려에 교육부 막판 설득 총력

의대생 유급시한 임박…‘트리플링’ 우려에 교육부 막판 설득 총력

30일까지 32개 의대 본과 4학년 유급시한 도래
트리플링 시 1학년 24·25·26학번 1만명 넘어
의대협에 대화 요청…강경파 목소리 여전

기사승인 2025-04-27 17:37:50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곽경근 대기자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유급시한이 임박하면서 1학년에 24·25·26학번 세 학번이 겹치는 ‘트리플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경우 현실적으로 의대 교육이 불가능해 대학이나 교육당국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30일까지 총 32개 의대의 본과 4학년 유급시한이 만료된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울산대 등 13개 의대 유급시한은 이미 지났고, 26일 가톨릭대, 28일 경북대·계명대·영남대, 29일 충북대, 30일 동국대 유급 예정일이 도래한다. 

본과 4학년은 복귀 시한을 넘기면 의사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 응시가 불가하다. 본과 4학년보다 개강 시기가 늦었던 예과 1~2학년과 본과 1~3학년 역시 상당수 의대에서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유급시한이 도래한다. 중앙대는 다음 달 2일까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은 유급 처분할 방침이다. 전남대는 지난 17일부터 본과 3·4학년생에게, 22일부터는 예과 1·2학년과 의학과 1·2학년생에게 개별적으로 유급 예정 통보를 하고 있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기로 했지만 수업 참여율은 저조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 수업 참여율은 25.9%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은 불가피하다. 교육당국과 대학 측은 복귀 시한이 지나면 학칙대로 유급 처분할 계획이며, 행정적 절차에 따라 실제 유급 조치는 학기 말 이뤄지더라도 유급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의대는 학년제로 수업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 학기 유급 시 다음 학기는 자동 휴학 처리된다. 이번에 유급되면 24·25학번은 내년에 들어올 26학번과 함께 1학년 수업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이 경우 1학년만 1만명이 넘는다.

3개 학번이 수업을 함께 받아야 하는 트리플링이 발생하면 사실상 의대 교육이 불가하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는 트리플링을 막기 위한 마지막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에서 의대생 10여명과 의정갈등 이후 첫 공식 대화를 하면서 수업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24일엔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만남을 공식 제안했다.

의대협 측은 만남을 수용할지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선 전까지 수업 거부 투쟁을 계속하며 차기 정부에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당국은 의대생 설득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달 말 전에 의대협을 비롯해 학생 대표와 대화가 성사돼 다 복귀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며 “다음 정부를 기다리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며, 일단 이 정부와 빨리 대화해서 복귀를 완료하자고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임 기간 해결의 실마리라도 풀어놓고 가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가장 좋은 방식은 학생 단체와의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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