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한계 넘는다”…새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 국내 도입 임박

“내성 한계 넘는다”…새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 국내 도입 임박

1월 희귀의약품 지정…정식 허가 신청 완료
백금 저항성 난소암 치료 옵션 부재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초기 단계 수준
엘라히어 임상 3상 결과, 사망 위험 33% 감소
“신약 도입과 함께 동반진단 수가 적용해야”

기사승인 2025-04-30 11:00:04
게티이미지뱅크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의 난소암 치료제가 국내 도입을 앞두고 치료 옵션이 드물었던 백금 저항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애브비의 ADC 기반 백금 저항성 난소암 치료제인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엘라히어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이와 함께 국내에 정식 허가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1379명으로, 전체 여성 암 사망자의 약 4.2%에 해당한다. 여성 암 사망 원인 중 8위다.

난소암의 표준 치료법은 백금 기반 항암제를 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환자들이 내성을 보였다. 특히 백금 저항성 난소암은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치료가 어렵다. 최근에는 백금 기반 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널리 적용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치료법의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엘라히어는 최소 1개에서 최대 3개 전신요법을 받은 성인 엽산 수용체 알파(FRα) 양성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나팔관암), 원발성 복막암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보유했다. 백금 항암제에 항체를 결합한 형태의 ADC 항암제로, 현재로서는 유일한 백금 저항성 난소암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임상 3상 연구에서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 453명을 대상으로 엘라히어 단독요법과 기존 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 페길화 리포좀 독소루비신, 토포테칸)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엘라히어 투여군은 화학요법군 대비 암 진행 위험이 35%, 사망 위험은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발생률과 치료 중단율도 엘라히어 투여군이 더 낮았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연구팀은 “생존율의 유의미한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고려할 때 미르베툭시맙은 난치성 난소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될 것”이라며 “진행성 또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 외에도 초기 병기 난소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엘라히어의 국내 도입과 동시에 동반진단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라히어는 엽산 수용체 알파(FRα)를 표적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FRα 발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동반진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PD-L1, ALK 등 일부 바이오마커만 수가를 인정받고 있어 원활한 처방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난소암 치료에 획기적인 신약이 등장하며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지만, 동반진단을 통해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들이 신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약품 허가와 동반진단 수가 인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라히어는 미국 바이오텍 기업인 이뮤노젠이 개발한 난소암 치료제로, 애브비가 2023년 이뮤노젠을 인수하며 판권을 확보했다. 엘라히어는 2022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달 MIRASOL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완전 승인도 획득했다. 유럽에서는 2023년 11월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난소암 치료제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8억4000만 달러(한화 약 5조3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4년까지 73억4000만 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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