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대 급등한 엔터株, ‘한한령’ 해제 기대 “매력적 밸류”

올해 60%대 급등한 엔터株, ‘한한령’ 해제 기대 “매력적 밸류”

엔터주, 비수기 속 호실적에 주가 우상향 흐름 선보여
연간 실적 전망도 청신호…‘두 자릿수’ 영업익 증가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5-05-13 06:00:08
걸그룹 에스파. 에스엠 제공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주가가 연초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무풍지대로 평가받던 증권업종을 웃돈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조치 완화 기대감에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엔터주인 하이브 주가는 지난해말 19만34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26만4500원으로 37.2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4만5800원→7만1100원)와 에스엠(7만5600원→11만9900원)도 55.24%, 58.59% 뛰었다. 이들 엔터사는 이달 들어 연고점을 모두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무풍지대 역할을 수행하던 증권업종의 수익률을 대부분 웃돈 성과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시현한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56.91% 올랐다. 뒤를 이은 신영증권(41.18%)과 키움증권(26.68%), 삼성증권(25.52%), DB증권(24.56%), 교보증권(21.94%) 등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엔터주의 연초 이후 우상향 흐름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통상 엔터사들은 1분기 음반·음원 발매 등을 포함해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티스트 활동이 타 분기 대비 활발하지 않아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올 1분기 실적 제고에 성공하면서 투자심리를 반전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1분기 실적 저점이 기대치를 웃돌면서 향후 발표될 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우선 하이브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006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50.4% 상승한 호실적을 냈다. 이는 하이브가 창사 이래 거둔 1분기 실적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한 에스엠은 1분기 매출액 2314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109% 늘었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시장 컨센서스(190억원)를 크게 상회한 성적이다. 와이지엔터의 경우 1분기 매출액 1002억원, 영업이익 9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다. 엔터사들은 글로벌 대중성 확대에 따른 기획상품(MD) 및 공연 매출 성장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 제고를 이끌었다.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추산한 하이브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7252억원, 영업이익 30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82%, 67.35%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에스엠도 매출액 1조1515억원, 영업이익 1562억원으로 16.35%, 78.92%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와이지엔터의 경우 매출액은 5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86% 증가, 영업이익은 544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전망됐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엔터주가 높은 실적 성장세를 통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소를 지녔다고 분석한다. 주요 아티스트들의 복귀 소식 외에도 그동안 실적 제고에 암초로 작용했던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부각돼서다. 이는 오는 9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예정된 4만명 규모의 K팝 공연인 ‘드림콘서트’와 이달 말 열리는 한국 8인조 보이그룹 이펙스(EPEX)의 단독 콘서트 소식에 기인한다. 

현대차증권은 중국 공연시장 재개 시 모객 증가 효과를 연간 150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한한령 이전 시기인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연평균 중국 모객수인 70만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한령이 해제되면 해당 모객 수를 기반으로 음반 판매량뿐만 아니라 공연 수익과 연계된 MD 상품 등 다양한 수익성 제고를 노릴 수 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터 업종의 실적 성장성은 가시성이 높은 구간이다.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소는 신규 시장 공략으로 판단한다. 과거 사드 사태 이후 비공식적으로 한한령을 선언했던 중국 정책 방향성이 작년부터 조금씩 선회하고 있다”면서 “연초부터 관련 모멘텀이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지수 주가수익비율 대비 업종 프리미엄이 과거 대비 크게 회복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의 개방은 공연 부분에서 최소 20% 이상의 연간 BO(판매 가격과 판매량을 곱한 매출액) 확대가 가능하다. BO 대비 최소 30% 수준의 투어 MD 판매 실적만 추가해도 주요 엔터사들의 연결 실적 기준 15% 상향 조정은 확보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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