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이준석 발언, 사회자는 왜 제지하지 않았나

문제의 이준석 발언, 사회자는 왜 제지하지 않았나

기사승인 2025-05-28 10:51:32 업데이트 2025-05-28 11:40:44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밤 마지막 TV 토론에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이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자가 해당 발언을 즉각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적절한지 여부는 물론 사회자가 방관한 점까지 성토하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후보는 27일 TV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 “만약에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어떤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이런 얘기를 했다면 이건 여성혐오에 해당합니까,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영국 후보는 토론 후 SNS에 글을 올려 “TV 토론회 자리에서 들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발언”이라며 “그 발언이 다른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꺼낸 것이라는 사실은 토론회가 끝나고 나서 알았다”고 썼다. 정치 평론가들 또한 “이준석 후보가 어제 말한 ‘여성 성기 젓가락’ 발언 같은 내용을 지금까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토론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어제 토론에서 제일 참담한 건 이준석 후보의 성폭력 발언을 사회자가 전혀 제지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공론장에서 공론이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규칙과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면 사회자가 제지를 하거나 주의를 줬어야 한다”면서 “참담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쿠키뉴스가 28일 단독 보도한 ‘[단독] 이준석 ‘젓가락’ 발언에…탈당 속출’ 기사에는 3차 TV 토론 이후 개혁신당 당원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한 당원은 “청소년도 볼수있는 전국민토론회에서 굳이 웬만만 국민들 다 알고있는 더러운 치부를 굳이 후보님 입으로 발설할 필요는 없었다”고 썼고, 또 다른 당원은 “3차 토론에 너무 실망했다”며 “개혁신당 당원인게 부끄러워졌다. 몸 담고 있는 당이 부끄러우면 떠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탈당을 예고하는 등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8일 오전 SNS에 올린 해명글 통해 “어제 TV 토론에서 평소 성차별이나 혐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 오신 두 후보에게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했던 믿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구했다”면서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 진영 내 문제에 대해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 진보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찬종은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이준석 후보를 형법상 모욕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여성 신체부위 표현이 대선 토론 방송을 진행한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근무 중이던 여성과 토론 방송을 시청한 여성 등을 심각하게 모욕해 형법 제311조 모욕죄를 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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