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BJFEZ)이 항만배후단지를 ‘단순 물류’에서 ‘글로벌 복합물류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규제 혁신에 나섰다. 각종 제도적 한계를 돌파하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시동을 걸었다.
BJFEZ는 현재 부산항 신항을 중심으로 총 5개소, 약 970만㎡ 규모의 항만배후단지를 조성·운영 중이다. 웅동·북컨·서컨배후단지 등 일부는 이미 운영 중이며 나머지도 순차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고도 제한, 면적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경자청은 이러한 현실을 ‘자유무역지역의 역설’이라 진단하고,관련 규제 개선에 속도를 냈다.
규제 풀리자 기업 투자 ‘쇄도’
경자청은 단일기업 임대면적 상한(15만㎡)과 건축물 고도 제한(40m)을 각각 완화해 최대 60m 고도 및 대형 부지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로 인해 미쓰이소꼬코리아가 482억원 규모의 증액투자를 결정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났다.
기존의 저층 구조 창고는 고층 스마트 물류센터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공간 활용도를 높여 물류 효율성과 투자 매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물류는 되는데 제조는 어렵다”는 모순, 세제 개편으로 해소
물류에 적합한 자유무역지역이지만 정작 이곳에서 제조된 제품에는 ‘국내 반입’으로 간주돼 높은 관세가 부과됐다. 생두(2%)보다 원두(8%) 관세가 높은 커피 산업에서 특히 이 문제가 두드러졌다.
이에 경자청은 세관과 협력해 원료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원료과세’ 도입을 추진했고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은 완제품 과세와 원료과세 중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커피 넘어 복합산업 클러스터로…산업구조 재편 가속화
이번 규제혁신은 단순한 행정 개선이 아니라 수도권에 집중된 가공·제조 산업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산항이 국내 커피 수입의 94%를 처리하는 만큼 커피 로스팅·패키징·디자인 등 커피 클러스터 조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세계적 물류 거점인 메가포트를 기반으로 압도적인 입지 경쟁력을 갖췄다"며 "규제혁신이야말로 이 지역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의 속도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도 규제 개선 활동을 빠르게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서 미래 투자 유치 나선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국내 최대 테크 비즈니스 전시회인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mart Tech Korea 2025)’에 참가해 미래산업 분야 투자유치 활동에 본격 나선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과감한 기술혁신’과 ‘미래 형성’을 주제로 세계 14개국 4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다. 총 1500개 부스가 마련되며 국내외 최신 기술과 산업 트렌드가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경자청은 ‘디지털 유통·물류 대전’ 전시관 내 B617 부스에서 홍보관을 운영하며 구역의 스마트 물류 기반시설과 디지털 제조 여건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제조·유통·물류 분야 유망기업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투자유치를 위한 1:1 맞춤형 상담(IR)도 병행할 계획이다.

일반 참관객을 대상으로는 SNS 구독 이벤트와 홍보물 배포 등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제고하고 입주기업의 사례도 함께 소개해 실질적 투자 유도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경자청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기술 기반의 신산업 기업을 적극 유치해 구역 내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촉진하고 미래형 물류·제조 클러스터 조성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박성호 청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집결하는 이번 행사는 BJFEZ의 입지 경쟁력을 직접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스마트 물류와 디지털 제조 분야에 특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