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개포 경남·우성3차·현대1차아파트(경우현) 통합재건축이 정비구역을 확정 고시했다. 지지부진하던 경우현 재건축 사업이 본격 절차를 밟으며 개포동 일대 발전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통합 재건축 특성상 사업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경우현의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과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결정(변경) 내용을 반영한 지형도면을 26일 고시했다.
경우현으로 묶인 이 단지들은 1984년 나란히 준공돼 각기 다른 사업자가 지었음에도 아파트 높이나 조경, 배치가 대체로 비슷하다. 경남아파트는 최고 15층, 9개 동, 전용면적 91~186㎡, 678가구 규모다. 우성3차는 최고 15층, 5개 동, 전용 104~161㎡, 405가구다. 현대1차는 최고 13층, 6개 동, 전용 95~166㎡, 416가구로 이뤄졌다. 모두 중대형 아파트 위주 단지다. 이 단지들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최고 49층, 2320가구(전용면적 59~1175㎡·임대주택 36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며 경우현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매매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개포 우성3차는 전용 84㎡이 28억4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가 신고됐다. 앞서 지난 2월 26억3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3개월 만에 2억원 상승했다. 경남 아파트도 전용 123.28㎡이 지난달 3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32억2000만원에서 3000만원이 올랐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통합 재건축 특성상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 요인이 다분하다. 특히나 경우현은 이미 갈등으로 인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앞서 경우현 소유주들은 2018년 11월 3개 단지를 통합해 재건축하기로 합의했으나 단지별, 평형별, 추정 분담금이 공개되며 소유주 간 분쟁이 심화됐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으나 신속한 정비계획 입안을 위해 사업 속도를 낸 것이다.
전문가들도 강남에 위치한 만큼 사업성이 우수하지만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개포동은 강남의 주요 재건축 입지로 사업 진행하며 집값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완전히 다른 단지들이 통합해 재건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이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나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집값이 재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경우현은 이제 사업 초기단계로 조합 설립, 사업시행계획, 건축심의 등 많은 절차가 남아 향후 10년~15년 정도 걸릴 것이다. 사업 과정서 소송 등이 이어지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 요인은 돈 문제다. 단지별로 용적률이 달라 권리가액과 분담금 등으로 인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