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닌데…‘과천’ 집값 심상치 않다

서울 아닌데…‘과천’ 집값 심상치 않다

기사승인 2025-06-27 06:00:08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까운 경기도 과천으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풍선 효과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0.0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올해 누적 상승률을 보면, 과천 아파트 매매가는 7.6% 올라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율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7.14%, 강남구는 7.84%, 송파구는 8.58% 올라 과천은 강남 3구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0.68% 떨어진 바 있다.

과천시에서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ㅇ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2억53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거래가인 2억3500만원보다 1억8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과천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는 이달 3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불과 사흘 전에는 같은 면적 아파트가 18억 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 4000만 원 상승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이도 늘고 있다. 과천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10건 중 2~3건으로 최근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과천의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402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676건)보다 274건 줄었다.

과천의 가격 상승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가 강남3구와 용산구 등을 토허구역으로 재지정하면서 규제를 피해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더불어 과천은 강남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대표적인 선호 지역으로 꼽힌다.

과천의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과천의 아파트값은 4.6%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천이 속한 경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5%에 그쳤다. 현행 규정상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 세제, 전매제한, 청약, 정비사업, 주택자금 조달 등 6개 항목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

전문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과천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천의 경우 전셋값도 6% 이상 올라 매매 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다. 전세 매물도 많지 않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정부의 대응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과천은 ‘준강남권’이라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 같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과천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거래량만 줄 뿐 가격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과천 주변 다른 지역의 집값이 오를 수 있어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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