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로 제동이 걸렸던 AI 경쟁에 다시 나서면서 이통 3사의 AI 선두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당초 목표였던 연내 유료화 계획에는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A.)’에 ‘노트’와 ‘브리핑’ 등 신규 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에이닷 노트는 회의, 강의, 상담 등 일상 음성을 AI가 실시간으로 받아쓰고 요약해 정리하는 기능이다. 에이닷 브리핑은 원하는 고객에 한해, 요청하지 않아도 AI가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사용자 반응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 SK텔레콤은 AI 사업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이탈한 가입자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어, AI의 연내 수익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만 이동통신사의 AI 유료화가 성공할 것이기에 신중한 모습”이라며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선제적으로 유료화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올해 에이닷 유료화 계획은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6일 ‘익시오’ 업데이트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안티딥보이스’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기술로, 합성한 얼굴까지 분석하는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확보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AI 유료화에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LG유플러스도 계획 조정이 불가피해진 눈치다. 연내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유료화를 목표로 했던 LG유플러스는 최근 들어 이른 시일 내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추진그룹장은 “익시오가 LG유플러스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는 것이 먼저”라며 “지불 가치와 수용성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 유료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도 AI 기반 사용자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나 AI전환(AX)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KT는 뉴타닉스 코리아와 B2B, 공공기관 간 거래(B2G) 고객의 안정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12일에는 AI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기업들과 AX 촉진을 목표로 기술과 역량을 공유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사용자 대상 AI 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출시 검토 중”이라며 “B2B는 단말기와 무관하게 통화 녹음‧요약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