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숙청에 ‘시진핑 실각설’ 솔솔”…대만 언론 집중 보도

“연쇄 숙청에 ‘시진핑 실각설’ 솔솔”…대만 언론 집중 보도

먀오화 위원직 면직·허웨이둥 3개월째 공식 석상서 사라져
대만, 美 전직 국가안보보좌관 SNS 인용해 ‘실각설’ 힘싣기

기사승인 2025-06-30 17:05:25 업데이트 2025-06-30 19:16:08
1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앙아시아-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EPA

연이은 중국 군부 고위직의 숙청을 두고 시진핑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언론도 전직 미국 고위관료들이 주장한 ‘시진핑 실각설’을 집중 보도하며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30일 자유시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집권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SNS에 올린 사진과 글을 근거로 중국 공산당의 권력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플린 전 보좌관은 극우 반중 성향의 인사로, 미 육군 중장 출신이자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지낸 바 있다.

실각설은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인 먀오화(70)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의 위원직 면직이 지난 27일 결정되면서 퍼져나갔다. 면직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는 시 주석 아래 2명의 부주석과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먀오 위원은 4명의 위원 중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활동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중국 국방부는 같은 해 11월 브리핑을 통해 ‘심각한 기율 위반’이 있었다며 먀오 위원에 대한 직무 정지 사실을 공개했다. 통상 ‘심각한 기율 위반’은 부패 범죄를 지칭한다.

또 지난해부터 리상푸 전 국방부장을 비롯해 전·현직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와 저우야닝 등 고위 장성 수십 명이 낙마하거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 중앙군사위 서열 3위인 허웨이둥 부주석이 3개월 넘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자유시보는 당초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인 먀오 위원과 허웨이둥 부주석을 중앙군사위 요직에 앉힌 것은 다른 부주석인 장여우샤와 그 측근들을 숙청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장여우샤 측의 반격으로 이 계획이 좌절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먀오 위원은 해임됐고, 허웨이둥은 부패 혐의로 조사 받은 것으로 알려진 뒤 자취를 감췄다는 설명이다. 

또 이를 계기로 시 주석은 중앙군사위 주석을 유지하고 있지만, 명목상 주석일 뿐이고 실제 군권은 장여우샤가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시보는 플린 전 보좌관이 SNS에 올린 사진을 근거로 중국 권력서열 6위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세 인물을 차기 권력 구도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반대 세력과의 협상을 통해 퇴진을 조건으로 딩쉐샹을 총서기, 천지닝을 총리, 장여우샤를 중앙군사위 주석으로 각각 앉히고, 집단지도체제를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반면 후진타오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장여우샤 등이 딩쉐샹 부총리의 총서기 발탁 가능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딩쉐샹 부총리 대신 왕양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후춘화 정협 부주석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양 전 주석은 덩샤오핑이 발탁한 온건 개혁 성향의 기술관료로, 과거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2022년 정계를 떠났다. 후춘화 부주석은 한때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진핑의 후계자로 염두에 뒀던 인물이지만, 현재는 주요 보직에서 멀어진 상태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