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의 ‘교육적이지 못한 교육 대담’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의 ‘교육적이지 못한 교육 대담’

집행부 국·과장 대동 민원 해결용 전락 ‘교육감 놀이 중?’…예산편성권 침해·반말 등 의회 역할·기능 망각 ‘비판’

기사승인 2025-07-01 15:16:01
김정희 위원장은 미래교육에 대한 강의 중 30번 넘게 취직 시험에 실패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의 이력을 말할 때는 “내가 사장이라면 안뽑죠, 이렇게 못생겼는데, 그렇죠?”라며 외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신영삼 기자
전남도의회 김정희(순천3, 민주) 교육위원장의 ‘전남도의회-전남교육가족과의 미래교육대담회’가 논란에 휩싸였다.

김정희 위원장의 고압적 태도와 반말, 즉문즉답을 빙자한 집행부 예산편성권 침해, 외모 비하 등 선을 넘으면서 전혀 교육적이지 못한 교육대담회라는 지적이다.

지난 6월 23일 오후 완도군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대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완도중학교 노후관사 시설개선, 고금초등학교 운동장 잔디구장 조성 등 각종 사업성 민원을 약속했다.

배석한 전남도교육청 정책국장과 시설과장 등을 통한 약속이기는 했지만 “검토하겠다”는 집행부 의견을 무시한 채 “예산은 내가 사인해 주면 돼”라며 사업 시행을 강요하는 등 집행부의 예산편성권까지 과감히 침해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운동장 시설개선과 관련, 예산 편성시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집행부 답변에 “그렇게 답변하려면 나가요”, “이렇게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되는데요, 제 고향이 노화입니다. 그래서 아마 별 일 없으면 될 겁니다”라는 등 부적절한 대화를 이어갔다.

의회는 집행부 사업에 대한 심의와 의결, 진행 중이거나 진행된 사업에 대한 감시로 행정 독주를 견제하는 것이 역할 임에도 김 위원장은 사실상 집행 기관의 장 역할을 즐기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한 학부모의 ‘AI 등 디지털 조기교육이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교육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5학년부터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3학년부터 하는 것은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헛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서도 “책이나 팔아먹으려 해서야 되겠냐”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논리적 근거나 검증도 되지 않은 개인적 생각을 공식 석상에서 공공연히 주장하는 가벼움을 드러냈다. 

정부의 교육특구 운영에 대해서는 “주체가 지방자치단체장이다 보니까 교육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냥 쇼를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유보통합도 마찬가지”라며, 문제의 원인을 지자체장에게 돌리고 싸잡아 무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 미래교육에 대한 강의 중에는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의 사진을 띄워놓고 자신과 마윈 중 누가 더 잘생겼는지를 묻는가 하면, 30번 넘게 취직 시험에 실패한 마윈의 이력을 말할 때는 “내가 사장이라면 안뽑죠, 이렇게 못생겼는데, 그렇죠?”라며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남도의회 김정희(순천3, 민주) 교육위원장의 ‘전남도의회-전남교육가족과의 미래교육대담회’가 논란에 휩싸였다. /신영삼 기자
강의 후에는 “미래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얘기했는데 좀 ‘나는 이게 이거 뭔 소리인지 모르겠네’라고 얘기한 사람 있어요? 어머니! 저기 스카프 어머니! 본인 맞아, 말 좀 알아먹었어요?”라며 참석자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까지, 총체적 난국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대담회에 대해 전남교육청 출입기자 A씨는 “의회의 역할은 심의를 통한 집행부 견제”라며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에는 동의하지만, 심도 있고 폭넓은 심의를 위한 과정이어야 할 대담회가 민원 해결의 장으로 변질된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인은 교육위원회 차원의 대담회에 상임위에서는 위원장 혼자 참석하고 본청 국과장들을 배석시켜 놓고 ‘즉문즉답’을 요구하는 것은 ‘교육감 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진도에서 가진 여성 초등교장 모임에서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왜 교장까지 참석하도록 하느냐’는 교장에게 ‘감사에 참석하기 싫으면 교장을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하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 넘은 막말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정희 위원장은 “해야될 것들도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실질적으로 좀 들어보려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말 대화에 대해서는 “말투가 원래 그렇다”면서 ‘집안에도 교육자가 많다. 교육자들을 폄하하기 위한게 아니고, 재미있게 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이라며 “다른 의미를 안 뒀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사업 집행을 강요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엄청 큰 용기를 내서 얘기를 하는 것들니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전남교육가족과의 미래교육대담회는 김정희 위원장 취임 후 시작된 이벤트로, 지난해 나주, 강진에 이어 올해는 순천과 완도에서 진행됐으며, 오는 9월쯤에는 영광에서 마지막 대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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