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겨내고 발전한 T1…MSI 준우승도 뜻깊은 이유

역경 이겨내고 발전한 T1…MSI 준우승도 뜻깊은 이유

결승서 ‘숙적’ 젠지에 2-3 석패
시즌 초반 우려 딛고 국제대회 성과

기사승인 2025-07-13 13:18:53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제공

아쉬운 준우승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 역경을 고려한다면 값진 성과를 거둔 T1이다.

T1은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MSI’ 결승전 젠지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MSI 결승에 오른 T1은 ‘숙적’ 젠지에 무릎을 꿇으며 MSI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T1은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 젠지에 한 끗 차로 밀렸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2연패와 세 차례 연속 결승 진출 등 국제무대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내세워 집중력을 잃지 않았으나 대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인 젠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준우승도 T1엔 뜻깊은 결과다. T1은 그간 롤드컵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MSI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022년 준우승 이후 2023·2024시즌엔 3위에 머물렀다.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T1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이번 대회 역시 순탄치 않았다. T1은 첫 경기에서 대만의 플라잉 오이스터(CFO)를 상대로 3-2로 가까스로 이겼고, 젠지와 첫 맞대결에서는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3-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T1은 애니원스 레전드(AL)까지 꺾고 3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결승에서도 경기력을 올려 젠지와 명승부를 펼쳤다.

T1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제공

시즌 초 논란을 이겨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 마쉬 T1 CEO는 “‘구마유시’ 이민형을 2025시즌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하는 것을 요청했다”고 공개 발언해 코칭스태프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팬들은 선수 선발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위까지 벌였다.

어수선할 수 있던 상황에서 T1은 김정균 감독을 중심으로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적 강팀이라 여겨지던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으며 ‘로드 투 MSI’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완성도를 끌어올린 T1은 MSI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페이커’ 이상혁은 시즌 초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두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T1은 고점이 매우 높은 팀이다. 지금은 부족할 수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T1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했다. 비록 준우승이지만, 부끄럽지 않은 2위가 됐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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