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사람처럼 위험할 때만 반응하는 로봇 기술

[쿠키과학] 사람처럼 위험할 때만 반응하는 로봇 기술

KAIST-충남대, 멤리스터 기반 인공감각 신경계 개발
뉴로모픽 반도체로 ‘습관화·민감화’ 구현
멤리스터 기반 인공감각 신경계 적용, 에너지 효율적이면 위험에 즉각 대응

기사승인 2025-07-15 12:57:35
(위)감각 신경계의 습관화 및 민감화 기능 모사가 가능한 새로운 멤리스터 소자의 실물 모습과 설명도. (아래)기존 멤리스터의 단순한 전도도 변화 특성과 개발된 멤리스터의 복잡한 전도도 변화 특성. KAIST

사람은 촉각, 시각, 후각, 청각 등 감각기관으로 외부 환경정보를 끊임없이 전달받지만, 뇌는 이들 정보 중 익숙한 자극은 무시하고 중요 자극에 선별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특성은 감각 신경계에서의 습관화·민감화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평상시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고 필요한 때에만 민첩하게 대응해 효율성과 생존율을 높인다.

때문에 과학계는 이를 로봇과 인공지능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람처럼 위험할 때만 반응하는 로봇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석좌교수가 충남대 반도체융합학과 이종원 교수와 공동연구로 생명체의 감각 신경계 기능을 모사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인공감각 신경계를 개발하고, 외부 자극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신개념 로봇시스템을 공개했다.

기존 습관화·민감화와 같은 복잡한 신경특성을 로봇에 적용하려면 전용 소프트웨어와 복잡한 회로가 필요해 소형화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뉴로모픽 반도체인 멤리스터(memristor) 소자를 활용하는 시도는 멤리스터가 단순한 전도도 변화만 가능해 신경계의 복잡한 특성을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멤리스터 소자 안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전도도를 변화시키는 층을 형성, 실제 감각 신경계처럼 습관화와 민감화 기능을 모사할 수 있는 새로운 멤리스터를 개발했다. 

KAIST가 개발한 멤리스터 소자 기반의 인공 감각 신경계를 탑재한 로봇 손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멤리스터를 이용하면 중요치 않은 자극은 무시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프로세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KAIST

이 소자는 반복 자극에는 점차 반응을 줄이다가 위험신호를 감지하면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며 실제 신경계의 복잡한 시냅스 반응 패턴을 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멤리스터를 이용해 촉각과 고통을 인식하는 멤리스터 기반 인공감각 신경계를 제작하고, 이를 로봇 손에 적용해 효율성을 측정했다. 

실험결과 반복적이고 안전한 촉각 자극에는 처음에 낯선 촉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점차 자극을 무시하는 습관화 특성을 보였다.

이후 전기충격 자극을 가했을 때 이를 위험신호로 인식해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감화 특성을 확인됐다. 

이 실험은 별도 복잡한 소프트웨어나 프로세서 없이 로봇이 사람처럼 효율적으로 자극에 대응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인 신경계 모사 로봇 개발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KAIST 박시온 연구원은 “사람의 감각 신경계를 차세대 반도체로 모사해 더 똑똑하고 에너지 효율적으로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신개념 로봇을 구현할 가능성을 열었다”며 “향후 구조로봇, 초소형로봇, 군용로봇, 의료로봇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로봇이나, 로봇 의수 등 의료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박시온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 Experimental demonstration of third-order memristor-based artificial       sensory nervous system for neuro-inspired robotics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0818-x)

(왼쪽부터)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시온 석박사통합과정, 충남대 이종원 교수, KAIST 최신현 교수.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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