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업 업무 중심에 서다
Unilever는 AI를 ‘채용 과정’에 도입하고 있다. AI 영상 인터뷰를 통하여 리더십, 문제해결력, 창의성을 평가하고 지원자의 언어사용, 표정, 음성 등을 분석하여 성격과 직무 적합성을 평가한다. 또 게임 기반으로 인지능력(Intelligence Test)을 평가한다. 그리고 AI를 통하여 이력서·지원서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후보를 추천한다. 채용 과정에의 AI 활용으로 채용 시간을 70% 단축했으며, 공정성을 강화하고 편향이 없는 선발을 하고 있다.
IBM은 연간 보상 프로그램인 연봉 인상 프로세스에 인공지능 왓슨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AI 솔루션인 ‘IBM Compensation Advisor by Watson’을 2019년에 도입했다. IBM Compensation Advisor는 머신러닝과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관리자에게 직원의 연봉 인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Watson은 직원의 스킬, 외부 시장 대비 임금 경쟁력, 성과 평가, 경력, 직무, 과거 보상 등 다양한 데이터 기반으로 임금 인상 수준을 4단계(High, Medium, Low, Skip)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이탈 가능성(Attrition rate)이 높은 직원을 예측하고, 적극적인 관리 방법이나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AI를 활용한 교육과정 개발의 대표적인 제약기업이다. 일라이릴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사 제품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비만 치료제 원료인 ‘티르제파타이드’의 정보와 사용법 매뉴얼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학습해 단시간 내에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Amazon은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AI 기반의 ‘경력개발 플랫폼’을 도입했다. 경력개발 플랫폼은 직원의 스킬, 수행한 프로젝트나 과제, 경력 등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경력경로 추천, 스킬 갭 분석 및 교육 추천, 적합한 프로젝트 자동〮배정한다. 경력개발 플랫폼 도입의 성과는 내부 경력 전환 성공률을 개선했고, 직원 이직률을 감소시켰다.
KB 국민은행은 지점 900여 곳에 직원 1086명을 재배치하는 문제를 AI 알고리즘으로 결정했다. 매년 하반기 인사는 대규모로 진행되어 지점별 인력 재배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또 늘 뒷말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력 재배치에 은행권 처음으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1단계로 지점별 인력 수요, 직원들의 직무 경력, 자격 사항, 거주지 등 인적 사항 취합, 2단계로 출퇴근 시간, 지점마다 직원 연령 고르게 배치, 직무 균형 배치 등 인력배치 의사결정 기준을 설정했다. 3단계로 AI가 정보와 규칙을 활용해 직원을 배치하고, 4단계로 인사 부서에서 AI 인력배치 결과를 재점검하고 인사 발령을 했다. 그 결과 KB는 인사 발령과 관련된 문의와 불만 전화를 한 통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인력재배치 AI 시스템이 인간의 편견과 휴먼 에러를 줄이는데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AI를 ‘디지털 직원’으로 인정하고, 업무 부여해야
이제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나 분석 툴이 아니다. ‘디지털 직원’, ‘동료’로 인정하고 같이 일을 해야 한다. 2025년 CES(세계가전박람회)에서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가까운 미래에는 생성형 AI 에이전트가 우리 동료로 같이 협의하고 일을 하는 미래를 예견했다. 이미 해외 테크기업들 사이에선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특정 프로세스를 전담시키거나, 사람 대신 회사 자원을 직접 접속·관리하도록 허용하는 사례가 발표되고 있다. 결국 HR은 사람만을 관리하는 HR이 아니라 사람과 AI를 동시에 관리하는 HR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AI가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여야 할 것이고, 동시에 AI가 가져다주는 효율적 결과물을 조직 발전에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HR 담당자의 핵심 역할이 될 것이다.
글·정종태 교수
(현)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겸임)
(현)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 HR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