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상금 4억원. 매년 열리는 세계대회 중 가장 많은 우승상금을 내걸고 최고 바둑 신선(기선·棋仙)을 가리는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이 탄생했다.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조인식이 2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그룹에서 열렸다. 이날 조인식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정태순 한국기원 부총재가 참석했다.
신한은행과 매경미디어그룹, 한국기원은 조인서를 통해 세계 속 한국 바둑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 바둑이 세계적 사랑을 받는 건전한 스포츠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우승상금은 4억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오는 12월 본선 32강부터 4강까지 진행하며, 2026년 상반기 속행하는 결승을 통해 초대 챔피언을 가린다. 본선 모든 대국은 주관 방송을 맡은 한국기원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기선(棋仙)전은 ‘바둑 신선들의 대회’라는 뜻으로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를 향한 열망을 담았다. 특히 기선은 승부나 세속 영예를 초월한 바둑을 두는 인물로, 최고 기사 단 한 명만 가질 수 있는 칭호다.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의 출범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한국 바둑 자존심 회복이다. 한국은 조훈현·이창호·이세돌 9단에 이어 신진서 9단이 세계 바둑계를 지배해 왔으나, 세계대회 최고 상금 타이틀은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개최하는 삼성화재배와 LG배는 모두 우승상금 3억원인데 반해, 중국은 2023년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과 올해 신설된 북해신역배 세계바둑오픈전 모두 우승상금이 180만 위안(약 3억4500만원)으로 최대 규모다. 이번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창설로 한국은 세계 최강 기사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 대회까지 보유하게 됐다.
둘째, 한국 바둑 세계화다.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뿐만 아니라 베트남 선수에게도 본선 출전 기회를 제공하며 베트남 바둑계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진옥동 회장은 “영화 ‘승부’와 책 ‘먼저 온 미래’를 통해 바둑과 경영의 통찰을 얻으면서 이번 대회 후원을 결심했다”면서 “이번 대회가 AI 시대와 맞물려 바둑 팬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대환 회장은 “매경미디어그룹은 1995년부터 GS칼텍스와 함께 국내 최대 상금 규모 대회를 30년간 이어올 만큼 바둑에 진심”이라며 “이 대회가 향후 30년 이상 지속돼 한국은 물론 세계바둑 발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정태순 한국기원 부총재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바둑의 중흥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바둑계와 함께 매경미디어그룹, 신한금융그룹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