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정태순호’ 출범 기대감…“바둑계 살릴 묘수 될 것”

한국기원, ‘정태순호’ 출범 기대감…“바둑계 살릴 묘수 될 것”

기사승인 2025-08-22 06:00:07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조인식이 21일 열렸다. 왼쪽부터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정태순 한국기원 부총재. 한국기원 제공

임채정 총재 퇴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총재 대행’ 체제로 운영된 한국 바둑 총본산 한국기원이 새 선장을 맞이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2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부총재로 선임된 바 있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총재 취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태순 부총재가 빠른 시일 내 한국기원 총재로 취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바둑계를 진두지휘했던 임채정 총재가 지난 2024년 7월26일 이사회를 끝으로 퇴임한 이후 김인한 부총재가 ‘총재 대행’을 맡아 한국기원을 이끌고 있었다. 현재 한국기원에는 김인한 부총재(총재 대행)를 비롯해 정태순·한상열 부총재 등 정관에 따른 최대 인원인 3명이 부총재를 맡고 있다.

국회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치인 출신 임채정 전 총재 퇴임 이전부터 한국 바둑계 안팎에서는 ‘기업인 총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었다. 언론계 출신 첫 한국기원 총재를 역임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시절 전국체전 정식 종목 진입, 바둑계 각종 리그 창설 등 성과를 이뤄냈던 한국기원은 임채정 총재 재임 기간 동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전 세계적인 한파가 몰아칠 때 각종 기전을 온라인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했다. KB그룹이 국민은행 바둑리그 메인 스폰서에서 발을 빼려 했을 때도 임 총재가 설득해 후원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면서 위기를 잘 넘겼다. 현재 기전 유치는 물론 신규 바둑 팬 유입에 명운이 달린 국면인 만큼,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선장이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대한민국 대기업 분류에 들어가는 해운사 장금상선은 선복량 기준으로 HMM(구 현대상선), 고려해운에 이은 국내 3위 선사로 잘 알려져 있다. 2023년 4월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에 따른 자산총액 10조 이상, 16개 자회사 및 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으로, 이와 같은 장금상선의 오늘을 만든 초대 대표가 바로 정태순 회장이다.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위치한 한국기원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은 지난해 바둑계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부터 한국기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협소한 한국기원 건물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로 옆 쌍둥이 건물인 ‘한서항공빌딩’ 매입을 위해 무려 130억원을 쾌척했고, 이를 통해 한국기원은 ‘신관(구 한서항공빌딩)’을 건립했다.

현재는 사무국 이전도 완료돼 한국기원 직원들이 신관 건물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1층 라운지에서는 공개 해설회 등 바둑 팬과 만남의 장도 종종 마련되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인다. 아울러 정 회장은 한국기원이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진행하는 ‘바둑과 뇌 건강’ 공동 연구에도 5억원을 지원했고, 어린이 바둑 교육 콘텐츠·여성 바둑 강사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이에 한국기원은 지난해부터 정태순 회장을 총재로 옹립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024년 11월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부총재로 선임된 정 회장은 당초 올해 초에 즉각 총재로 부임한다는 설이 돌았으나 예상보다 취임 시점이 늦어졌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정태순 회장이 바둑계와 인연을 맺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재 부임을 준비하면서 파악할 내용들을 살피고 후원도 이어가면서 단계를 밟은 것 같다”면서 “지난 21일 조인식을 가진 ‘우승상금 4억원’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유치도 정태순 회장의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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