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뷰티 컬렉션 ‘라 보떼 루이비통’ 론칭을 기념해 서울 도산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루이비통은 이번 팝업을 통해 립스틱·섀도우·립밤 등 첫 화장품 라인을 선보이며, 업계 최상위 가격 전략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29일 기자가 찾은 찾은 팝업스토어는 총 3개 층으로 구성돼 있었다. 1층에는 버추얼 테스트 존과 제품 존, ‘키 룩(Key Look) 체험 존’이 마련돼 소비자가 기분과 이미지에 맞는 제품을 가상으로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2층에서는 전문 뷰티 스타일리스트가 메이크업을 직접 시연하고, 향수 시향존도 함께 운영한다. 3층은 카페 공간으로, 성수동 페이스트리 부티크 ‘노틀던’과 협업한 디저트 및 6종의 음료 신메뉴를 판매한다. 루이비통은 매장 전체를 뷰티 경험 공간으로 채워 ‘럭셔리 체험형 매장’ 콘셉트를 극대화했다.
출시 전부터 논란이 된 건 가격이다. 대표 제품인 립스틱(55종)과 립밤(10종)의 국내 판매가는 23만원, 아이섀도우 팔레트는 36만원으로 책정됐다. 리필 제품만 해도 9만8000원에 달한다. 플라스틱을 배제하고 알루미늄·황동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독일 산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디자인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가격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또 장미·재스민·미모사에서 업사이클링한 왁스에 시어버터, 히알루론산을 더해 전체 성분의 85%를 스킨케어 베이스로 완성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화장품보다 더 비싼 액세서리 라인도 공개됐다. 모노그램 트렁크 디자인을 본뜬 립스틱 케이스는 419만원, 브러시 세트는 162만원, 파우치는 100만~200만원대다. 립제품 전 라인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트렁크는 7260만원에 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발색력·보습력 모두 기존 제품과 다르다는 자신이 있다”며 “루이비통만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특유의 장인정신과 ‘오브제화(化)’ 전략을 강조해 단순 화장품이 아닌 럭셔리 아이템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루이비통은 명품 중에서도 초고가 전략을 내세운 데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케이스·소재·디자인 차별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정당성을 대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관점에서 ‘립스틱에 수십만원을 지불할 이유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가격 경쟁력이 아닌 브랜드 가치 강화에 초점을 맞춘 건 분명하지만, 화장품은 재구매율이 핵심인 시장”이라며 “상징성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일부 소비자층에는 어필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럭셔리 뷰티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9월 기준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명품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작은 사치’ 소비가 늘어난 결과다.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지금까지 럭셔리 뷰티의 주요 무대는 오프라인 백화점이었다. 고급 화장품 소비층이 백화점 고객과 겹치고, 색조 제품은 발색 테스트가 필수여서 현장 구매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초 화장품처럼 일상적이고 재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은 온라인 채널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럭셔리 화장품도 더 이상 전통적 유통망에 의존하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명품 1위 루이비통이 ‘에르메스보다 비싼 립스틱’을 앞세워 뷰티 시장에 본격 뛰어든 가운데, 초고가 전략이 실제 소비자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되는 포인트”며 “이번 시도가 단순히 화장품 매출 확대가 아닌 ‘럭셔리 세계관 확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럭셔리 뷰티 판도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